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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월] 갑작스런 부동산 하락, 누가 진짜 '벼락거지'일까

안우현 기자 BlueAn@businesspost.co.kr 2023-01-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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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월] 갑작스런 부동산 하락, 누가 진짜 '벼락거지'일까
▲ '10만 청약설'까지 나왔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자 실계약이 2023년 1월3~17일 진행된다. 인근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서 둔촌주공아파트에서 미계약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5일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 들어서는 시민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40대의 ‘나집사’씨와 ‘박조심’씨는 2021년 말 서로 다른 결정을 내렸다.

두 사람은 아끼고 부지런히 일해 6억원을 모았다. 부동산 시장이 한창 달아오르고 있었고 ‘오늘 집값이 제일 싸다’라는 말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에 나집사씨는 10억 원 아파트를 4억 대출을 끼고 샀다. 모든 문제가 풀린 듯했다. 이제 은행빚만 갚으면 된다.

반면 박조심씨는 5억 전세를 들어갔다. 1억원의 여유자금이 생겼지만, ‘벼락거지’가 된 듯했다. 자고 나면 집값이 뛰었다. 손에 쥔 1억 원이 우습게 보였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난 2022년 12월, 나씨와 박씨의 처지는 많이 달라졌다.

대출로 집을 산 나씨는 매달 4억 대출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매달 200만원 가까운 돈이 곧장 은행으로 빠져나간다.

무엇보다 같은 단지 아파트가 10억 원은커녕 8억 원에 내놔도 나가질 않는다. 은행빚 4억 원은 그대로이니, 자기 돈 6억 원이 4억
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2023년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이야기대로 반토막이 난다면 10억 짜리가 5억이 되고 나씨의 재산은 6억에서 1억이 된다. 그동안 대출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한다. 집 살 때 취득세를 냈는데 재산세도 매년 나온다.

반면 전세를 사는 박씨는 1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었다. 연리 5%라서 매달 50만 원가량씩 번다. 여기에 전세값이 떨어지면서 나중에 집주인한테 ‘역월세’를 받을지도 모른다. 집값 폭락은 정녕 '강건너 불구경'이다.

2021~2022년을 뜨겁게 달군 벼락거지 담론은 일단 이렇게 1라운드를 마감했다.

애초 전세 사는 벼락거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돈도 문제지만 영원히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주위에 갭투자로 돈을 번 사람이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영원할 것 같았던 집값이 폭락하고 있다. 당장 전세 사는 박씨는 은행에 이자 안 내는 것을 포함해 집을 산 나씨보다 매달 250만원을 앉아서 더 번다.

이제 집을 산 나씨가 벼락거지가 될 지경이 됐다. 실제 2010년 무렵에는 ‘하우스푸어’라는 말이 유행했다. 실거주자, 똘똘한 한 채는 괜찮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지 짚어볼 대목이다.

물론 하락장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회복할 것이다.

문제는 하락장이 얼마나 걸릴 것이냐는 점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3~5년 하락장이 이어질 것으로 바라본다. 버티면 이길 수 있다. 집을 산 나씨는 매달 기회비용까지 포함해 250만원을 허공에 날리겠지만.... 1년에 3천만 원이고 5년이면 1억천만 원이 사라지지만....

아직 의문이 하나 남아 있다. 부동산이 반등을 시작한다고 해도 2021년 말(10억 원) 집값 수준을 회복하는 데 추가로 5년이 걸린다면 어떻게 되나. ‘반등’과 ‘급반등’은 아주 많이 다르다.

주식시장에서 나오는 V자 반등이 부동산 시장에서 현실화한 적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물론 내 집을 가진다는 건 좋은 일이다. 정착이 주는 안정감이 있고, 노후에 주택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투자수익 기대와 판단 착오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는 동안 2022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여러 곳이 도시정비사업의 수주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사업 수주에서 빛나는 실적을 올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붕괴사고로, 롯데건설은 유동성 위기론으로 고생을 하고 있지만 일각의 우려와 달리 잘 버티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대형 건설사들도 2023년 부동산시장의 한파를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아파트가 쌓인다면 어디선가 문제가 터질 수 있다. 한두 곳의 문제로 건설업계 전체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이다.

아래는 주요 건설사들의 대략적인 2022년 성적표이다.

<주요 건설사 동향>

◆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도시정비 수주확대에서 순항하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1월] 갑작스런 부동산 하락, 누가 진짜 '벼락거지'일까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2구역 재개발사업(1767억 원)을 수주하면서 2022년 도시정비부문에서 수주실적 1조8686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2021년(9117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삼성물산이 2020년 서울 서초동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따내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한 뒤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건설에서는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주실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22년 12월 중순까지 2022년 해외건설 누적 수주금액이 49억547만 달러(약 6조4085억 원)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은 수주금액 2위인 삼성엔지니어링(27억5644만 달러), 3위인 현대엔지니어링(27억1540만 달러)을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주택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2023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리포트 1월] 갑작스런 부동산 하락, 누가 진짜 '벼락거지'일까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현대건설은 2022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9조3575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뛰어 넘으며 4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건설은 2022년 12월22일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부동산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다양한 도시정비사업 구역에서 사업성 분석을 고도화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가 어려운 만큼 철저히 사업성을 따져 도시정비 수주를 하겠다는 전략을 2023년에 펼칠 것으로 보인다.

◆ GS건설

GS건설은 2022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이 7조 원을 넘어서면서 현대건설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의 양강구도를 지켰다.

GS건설은 2022년 12월 중순 현재 도시정비부문에서 수주실적 7조1476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2015년 8조1천억 원 이후 도시정비부문 최고 실적이며 현대건설(9조3395억 원)에 이어 업계 2위이다.

GS건설은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오너4세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이 이끄는 신사업부문을 미래전략부문으로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2023년부터 허윤홍 사장의 보직도 미래전략대표로 바뀐다.

GS건설은 미래전략대표 아래 기존 신사업부문과 별도로 운영되던 연구개발조직인 RIF Tech(Research Institute of Future Technology)를 배치했다.

◆ DL이앤씨

DL이앤씨는 2023년 디벨로퍼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DL그룹의 지주사 DL은 디벨로퍼 민간투자회사 2곳의 지분을 지난 12월23일 DL이앤씨에 넘겼다. 구체적으로는 DL이 지니고 있던 서울터널 지분 018%와 대구그린에너지센터 지분 3.82%다.

서울터널은 신월여의도지하도로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신월여의도지하도로는 2015년 착공해 2021년 4월 개통됐다. 이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 30년 동안 민간사업시행자가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가져간다.

대구그린에너지센터는 대구시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해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지니고 있다.

지주사 DL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이들 지분을 DL이앤씨에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는 자회사 외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은 전환 뒤 2년 안에 이를 해소해야 하는데 DL이 2021년 초 지주사 전환 작업을 한 점을 고려하면 2023년 초까지 이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회사채 2500억 원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위기의 고비를 한 번 넘겼다.

롯데건설은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보증을 서는 공모 회사채를 1월3일 발행한다.

2022년 12월26일 롯데건설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KDB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1천억 원을 우선적으로 인수하기로 했고 채권안정펀드가 1200억 원 규모로 참여했다.

이 밖에 민간에서도 400억 원의 참여 수요가 나오면서 롯데건설은 처음 목표했던 회사채 2500억 원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의 행정처분 결정이 2023년으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시간을 조금 벌었다.

서울시는 2022년 12월22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2차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해 부실시공과 중대재해 책임 문제를 두고 질의와 소명시간을 가졌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행정처분은 2023년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정아이파크 건물의 본격적 철거는 2023년 3월 시작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철거를 끝낸 뒤 바로 재시공에 들어가 2027년 12월까지 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2023년 초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안착시키며 도시정비 수주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리포트 1월] 갑작스런 부동산 하락, 누가 진짜 '벼락거지'일까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건설은 2023년 1월 서울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예상 공사비 3700억 원)을 수의계약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티에르가 서울 강남의 대표적 부촌에 처음 적용된다면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사업 및 소규모재건축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으로 오티에르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2023년 도시정비사업의 최대 수주 전장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2555세대)에도 오티에르를 내세워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등의 대형건설사들이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과 사업지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동빙고동 60-1 일원에 용적률 219%를 적용해 최고 23층, 2555세대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1~5구역) 가운데 가장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한강이 바로 앞에 있어 대부분의 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신분당선 용산 연장선이 개통돼 동빙고역(가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그동안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용산민족공원도 도보권에 있어 이른바 공세권도 누릴 수 있다.

◆ 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재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라크 정부는 2022년 10월 새 대통령과 총리가 취임하면서 한화 건설부문에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재개를 요청했다. 이라크 쪽은 한화 건설부문의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재개를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 건설부문은 같은해 11월27일 현지에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재개를 위해 회의를 진행했다. 이는 계약 해지효력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앞서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10월6일 이라크 정부에 이 사업 계약해지를 통지했고 같은 달 21일 계약해지 효력이 발생했다.

한화 건설부문이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가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을 반대한 데다 한화건설 쪽이 이라크 신도시사업의 계속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이러한 두 가지 장애가 해소되면 김승모 사장은 사업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 쌍용건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그룹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된 만큼 인사와 조직개편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은 2022년 12월29일 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 상무급 이상 임원 29명 가운데 14명에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두 번 주인이 바뀌는 동안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온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해 12월29일 쌍용건설 인수잔금 납부와 함께 쌍용건설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됐다.

앞서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해 10월 쌍용건설 최대주주 두바이투자청과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승인 절차를 밟았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상용건설 재무환경 개선과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2023년 1월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한다.

<공기업>

◆ 한국철도공사

국토교통부가 2023년 초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와 열차사고 등을 이유로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해임을 건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한국철도공사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마무리하면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나 사장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철도공사는 2023년 3월 대전 열차 검수고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등 나희승 사장 재임기간 산업재해 사망사고 4건, 열차 탈선사고 14건 등이 발생했다.

한국철도공사와 수서고속철(SRT) 운영사 SR 통합 문제는 여전히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0일 국토부의 철도구조개편을 위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르면 분과위는 공기업 경쟁체제 유지 또는 통합에 관한 판단을 유보한다는 종합의견을 도출했다.

국토부도 분과위 의견을 받아들여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결국 한국철도공사와 SR 통합은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안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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