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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매치] HD현대-정기선 한화-김동관, 절친 '오너3세' 조선업 맞대결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1-0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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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매치] HD현대-<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한화-<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절친 '오너3세' 조선업 맞대결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각각 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과 2위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조선사업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과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실적 반등기를 맞은 계묘년 새해 조선업에서 경쟁한다.

정 사장과 김 부회장 모두 각각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로 승계를 위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정 사장의 한국조선해양, 김 부회장의 대우조선해양이 안정적 실적 개선과 미래 친환경 선박 준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선박용 엔진기업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해부터 STX중공업 인수를 놓고 펼치는 정 사장과 김 부회장의 경쟁에 관심이 몰린다.

사모펀드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는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 추진엔진(DF),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현대중공업을 통해 엔진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STX중공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눈앞에 둔 만큼 수직계열화를 통해 조선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공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STX중공업 인수전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통해 재계 3세 가운데 ‘절친’으로 널리 알려진 정 사장과 김 부회장이 대표적 기간산업인 조선업에서 직접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LNG운반선 독과점 우려 탓에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심사를 넘지 못해 무산됐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국내 조선업계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빅3’ 체제에서 ‘빅2’ 체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큰 그림도 포함됐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우려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업계 2위 조선사지만 20년 넘게 주인 없이 운영된 대우조선해양이 재계 7위 한화그룹에 속하게 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함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16일 대우조선해양과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관한 본계약을 맺었다. 아직 8개 나라의 기업결합심사 등 행정절차가 남았지만 과거 발목을 잡았던 독과점 우려가 없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차질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의 본격적 경쟁에 앞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모두 2021~2022년 2년 연속 연간 수주목표를 크게 초과 달성하며 모두 3년 치 이상의 풍부한 일감을 확보했다. 이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기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정 사장과 김 부회장 앞에 꽃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수주물량을 안정적 실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선박의 순조로운 건조가 필수적인데 특히 조선업계 해묵은 과제인 원활한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정 사장과 김 부회장에게 과제로 꼽힌다.

HD현대그룹 조선 계열사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은 최근 매년 노조와 임금협상에서 갈등이 불거졌고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50일 이상 일부 조업을 중단해 적지 않은 생산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정 사장은 HD현대그룹 조선 계열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가 모두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연내 마무리하며 향후 좋은 노사 관계를 향한 희망을 봤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파업 없이 무분규 타결에 성공한 것은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정 사장은 최근 그룹명 변경과 함께 개최한 비전 선포식에서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여러분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유치원비 지원, 유연근무제 확대 실시, 임직원 패밀리 카드 제작 등 임직원 복지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우려됐던 노조의 실사 반대 등을 잘 풀어내며 노사 관계의 첫 단추가 잘 끼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그룹의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제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인수 과정의 당사자 참여보장, 고용보장 등을 제시하며 현장실사를 정상적으로 마쳤다.

정 사장과 김 부회장은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LNG 물동량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난 고부가가치 LNG운반선 발주를 대거 따내며 향후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도크(선박 건조시설)가 차면서 중국 조선사들이 이후 LNG운반선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여전히 국내 조선사와 중국 조선사의 기술격차는 크지만 중국 조선사들이 반복적인 LNG운반선 건조를 통해 이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와 기술력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조선사에 LNG운반선 이후 성장동력으로 삼을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최초로 LNG·수소 혼소엔진 성능검증에 성공했고 2025년 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완전 수소엔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개발을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국내 최초로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현재 상황이 다른 만큼 정 사장과 김 부회장의 조선사업 전략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그룹의 전폭적 지원, 한국조선해양의 상대적으로 안정적 재무구조 및 가장 빠른 실적 반등(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 등으로 조선업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여건이 갖춰져 있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참가를 확정하고 친환경 저탄소 연료 추진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하기도 한다.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미래를 바라보는 것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재무 건정성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290%,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1조2천억 원에 이른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고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1982년에 태어난 정 사장은 2021년 10월 4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그룹 창립 50주년, 판교 글로벌R&D센터(GRC) 개소, 그룹명 변경 등을 진행한 지난해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지난해 9월 2년 만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그린에너지와 방산 두 분야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재편을 진행했다.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투자유치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및 영업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나아가 민간 대주주의 과감한 투자로 국내 조선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편집자주] 2023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나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세계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가 다가오며 회사의 미래를 짊어진 CE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주요 CEO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에 해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이들이 대결하는 분야와 이뤄내야 할 목표를 통해 앞으로의 시장 흐름과 업계 판도를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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