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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가' 흔드는 '이건희 사망설' 왜 반복되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7-01 14: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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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은 언제까지 반복해 등장할까?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지금까지 사망설 혹은 위독설 등이 6~7차례 되풀이돼 튀어나왔다.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들은 이런 소문이 퍼질 때마다 요동을 쳤다.

  '삼성 주가' 흔드는 '이건희 사망설' 왜 반복되나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경제계에 ‘이건희’라는 이름이 지닌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삼성물산 주가는 1일 전일과 같은 12만3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S 주가는 전일보다 0.35%(500원) 내려 14만3천 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삼성증권만 이날 전일보다 2% 안팎 상승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른바 ‘이재용주’로 불리는 삼성물산과 삼성SDS 주가는 전날인 6월30일 요동쳤다.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되면서 두 회사 주가는 8%대 안팎으로 급등했다. 오후 장 마감을 앞두고 사망설이 루머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두 회사 주가도 진정세를 보였다.

삼성그룹은 관련설에 대해 즉각 사실무근임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고 금융당국은 이른바 ‘작전’이 개입된 것인지 주가조작 여부를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건희 사망설’은 이번에도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물산과 삼성SDS 등 지배구조 관련된 회사의 주가 동반급등만을 놓고 보면 주식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으로 작동한 측면도 엿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와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며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도 9.20% 소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 최소 4조 원에서 최대 7조 원의 상속세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물산과 삼성SDS가 이 부회장의 개인 지분이 많은 회사인 점에서 장차 경영권 승계에 따른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를 받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상속세를 한꺼번에 내지 않고 나눠 낸다하더라도 상속세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삼성SDS 지분을 팔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적어도 삼성SDS 주가 급등에는 이재용 주식이란 '묻지마' 심리도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사망설이나 위독설은 지금까지 한 두 차례 터진 게 아니다. 2014년 5월과 12월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 회장 사망설이 보도된 적이 있고 지난해 4월에도 또 한차례 루머가 돌면서 당시 삼성물산과 합병 전인 제일모직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다.

이런 소문에는 삼성그룹 고위 임직원들이 이 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에 집결하고 있다거나 이번 경우처럼 '언론사 3시 엠바고'라는 등의 그럴듯한 근거가 덧붙여지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리고 시세차익을 노린 주가조작 세력이 있는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실체를 밝혀내기 어려울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한다.

  '삼성 주가' 흔드는 '이건희 사망설' 왜 반복되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증권가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지분정리를 통한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류의 루머가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루머는 비밀이 있는 곳에서 확대증폭되는 속성이 있다. 이건희 회장의 용태에 대한 삼성그룹의 지나친 비밀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그룹은 명실공히 국내 재계 1위일 뿐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거대 글로벌 기업을 두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용태가 결코 개인적인 이슈일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건희 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서울병원은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도 직접 담당이 아니면 의사나 간호사들조차 철저히 접근이 금지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건강문제와 관련한 이슈가 나올 때마다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거나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는 식의 공식입장만 되풀이 했을 뿐 정확하고 직접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루머 확산의 진짜 진원지는 삼성그룹의 이런 대응방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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