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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서 주목받는 드론 콘테크 엔젤스윙, 박원녕 시작은 소셜벤처였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11-07 1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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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 수주지원단이 현지에서 진행한 로드쇼에서 스마트건설, 스마트시티, IT 등 혁신기술 스타트업이 기업발표 전면에 나섰다.

이 가운데 드론 솔루션 콘테크(건설+기술)기업 엔젤스윙은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 GS 등 대기업들도 투자하고 있는 곳이다. 
 
사우디에서 주목받는 드론 콘테크 엔젤스윙, 박원녕 시작은 소셜벤처였다
▲ 드론 솔루션 콘테크기업 엔젤스윙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크라운플라자 RDC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모빌리티&혁신 로드쇼'에서 스마트건설분야 한국기업으로 발표에 참여해 주목받았다. 박원녕 엔젤스윙 대표(사진)은 재난용 드론 사업을 구상하다 건설 솔루션으로 키워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K-스마트건설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으로 발표에 나선 엔젤스윙은 어떤 기업일까?

7일 엔젤스윙 홈페이지를 보면 엔젤스윙은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대우건설 등을 포함 한국 도급순위 20위권 건설사의 70%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엔젤스윙의 드론 솔루션 플랫폼을 도입한 현장은 180곳을 넘어섰다.

엔젤스윙은 국내뿐 아니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10여 명 규모의 개발팀이 일하는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하고 있고 동남아 건설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구성된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지원단에도 자리가 한 개뿐인 스마트건설분야에 '대표선수'로 뽑혀 동행했다. 

엔젤스윙은 지난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교통물류부, 중소기업부, 자치행정주택부, 교통청, 철도회사 등 주요 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사우디 혁신로드쇼’에서 한국 발표 기업 6곳 가운데 하나로 단상에 섰다. 

삼성물산, 쌍용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네이버, KT 등과 나란히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기업별 상담회도 진행했다.
 
엔젤스윙은 무인항공기, 드론을 띄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설현장 시공관리, 안전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마트건설분야 스타트업이다.
 
사우디에서 주목받는 드론 콘테크 엔젤스윙, 박원녕 시작은 소셜벤처였다
▲ 엔젤스윙이 실제 고객사의 현장을 모델링해 메타버스에서 구현한 안전관리 플랫폼 콘셉트 화면. <엔젤스윙 홈페이지>
엔젤스윙은 드론으로 촬영, 측량해 만든 지도 등으로 실제 건설현장을 그대로 가상에서 구현해 시공관리를 도와준다.

건설사들은 현장에 직접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웹에서 쉽고 빠르게 현장 토사량을 정확히 측량하고 반입, 반출 토사량 등 현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제 현장의 정확한 현황을 반영한 정밀한 설계가 가능하고 작업 중에는 시공의 정밀성을 높일 뿐 아니라 작업 계획의 수립과 변경이 수월해진다.

엔젤스윙 솔루션을 활용하면 1~2주가 걸리던 현장 측량작업을 단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고 인건비 등이 들지 않아 작업 비용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엔젤스윙은 올해 3월에는 시범서비스를 해왔던 건설현장 안전관리 플랫폼도 정식으로 출시해 사업영역을 넓혔다.

박원녕 엔젤스윙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안전관리 플랫폼 시범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사내 인터뷰에서 “의외로 많은 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는 사전에 계획을 제대로 세웠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들이 많다”며 “엔젤스윙은 실시간 감시와 모니터링에서 멈추지 않고 드론으로 촬영해 3차원으로 가상화한 현장에서 미리 ‘안전계획’을 짤 수 있는 그림판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현재의 엔젤스윙은 드론과 클라우드 등 디지털기술을 건설현장에 적용하는 건설분야 ‘전문’ 스타트업인 셈이다.
 
사우디에서 주목받는 드론 콘테크 엔젤스윙, 박원녕 시작은 소셜벤처였다
▲ 서울대 창업실습론 수업에서 뭉친 엔젤스윙 팀이 네팔 지진피해 지역 촬영을 위해 제작한 드론과 함께 찍은 사진. <엔젤스윙 홈페이지>
하지만 엔젤스윙의 처음은 건설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엔젤스윙은 인도와 중국 사이, 한국에서 비행기 직항으로 최소 6시간40분이 걸리는 네팔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복구를 돕고 싶다는 20대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아직 30대 초반인 박원녕 대표는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에서 항공우주학을 전공했는데 서울대 교환학생 시절 창업실습론 수업을 수강하면서 엔젤스윙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박 대표는 2015년 4월 네팔에서 진도 7.9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했는데 고산지대라 조난자 파악이 쉽지 않다는 뉴스를 접하고 드론을 띄워 지진지역을 촬영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 박 대표는 서울대 벤처경영학과 전술이씨 등과 팀을 이뤄 재해지역을 드론으로 촬영해 수집한 데이터로 피해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복구를 돕는 재난용 드론 사업을 구상했다.

엔젤스윙의 시작은 '기술로 재난지역을 돕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이었던 것이다.

엔젤스윙이라는 팀 이름도 '드론이 천사의 날개가 돼 재난지역을 따뜻하게 감싸면 좋겠다, 드론 기술로 세상에 선한 바람을 일으키자'는 뜻을 담아 지었다.

당시 엔젤스윙은 서울대 창업실습론 수업 지원비 150만 원, 네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지도작성용 드론 제작을 위해 모금한 크라우드펀딩 300만 원, 의약품 전달 아이디어 실현 후원금 300만 원 등 모두 750만 원으로 프로젝트를 꾸려나갔다.

박 대표는 그 뒤로도 ‘기술로 산업과 사회를 이롭게 한다’는 경영철학을 지니고 서울시와 삼성동 쪽방촌 지도를 제작하는 등 소셜벤처로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다 드론 매핑(지도제작)이 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자 엔젤스윙 프로젝트 뒤 1년 만에 학교를 휴학하고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아이타스코리아’라는 IT 기업스러운 이름을 새로 지었다. 하지만 ‘착한 드론’으로 알려진 엔젤스윙의 의미를 이어가자고 마음먹고 다시 회사의 정식 이름도 ‘엔젤스윙’으로 변경했다.

박 대표는 드론을 활용한 공간정보 데이터기업으로 회사를 키워가며 개발도상국 등의 재해복구 등 국제개발협력분야 사업에 집중할지, 건설 등 기타산업분야로 확장할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엔젤스윙을 단순한 봉사활동단체, 착한기업이 아닌 확실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른 산업과 비교해 디지털전환 등 기술혁신이 더딘 건설업에서 혁신을 일으키자고 목표를 정했다.
 
사우디에서 주목받는 드론 콘테크 엔젤스윙, 박원녕 시작은 소셜벤처였다
▲ 엔젤스윙이 2022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공간정보 박람회 지오 커넥트 아시아(GCA) 2022에 참가해 전시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엔젤스윙 홈페이지>
고질적 시간과 비용 문제에서 시작되는 건설현장의 낮은 생산성, 그리고 빠듯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작업을 강행하는 것이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엔젤스윙은 2016년 창업 뒤 2017년만 해도 비정부기구(NGO)와 몇 개의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스마트건설 솔루션에 집중하면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엔젤스윙은 올해 9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출자사로 참여한 삼성벤처투자의 신기술 투자조합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앞서 2020년부터 엔젤스윙의 플랫폼을 실제 건설현장에 도입해 적용해오고 있다.

올해 출범한 GS그룹의 벤처캐피털 엑스플로엔베스트먼트도 엔젤스윙에 투자를 진행했다. 엔젤스윙의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기술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아산 스마트밸리 일반산업단지 현장 등에도 적용됐다. 

엔젤스윙은 앞서 2019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 순방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가해 스웨덴에서 열린 소셜벤처 콘퍼런스에서 한국 스타트업으로 유일하게 기업 사업모델과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디지털트윈을 주제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주관한 스타트업과 커피챗 행사에 참여해 스마트건설분야 혁신기업으로 입지를 보여줬다.

엔젤스윙은 올해 4월 네팔 지진복구 프로젝트 팀이었을 때부터 자리를 잡았던 서울대학교를 떠나 서울 강남역 근처로 독립해 사무실도 마련했다. 착한드론 기업으로 시작한 ‘천사의 날개’가 사우디 하늘도 날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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