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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민자사업 주도권 건설사로, 금융사는 컨소시엄 구성부터 난항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1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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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하반기 최대 민간투자사업(민자사업)으로 꼽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과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사업은 건설사 주도의 컨소시엄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 컨소시엄'이 민자사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 은행 쪽은 협력할 건설사를 구하지 못해 입찰에 참여조차 못하고 있다. 
 
대형 민자사업 주도권 건설사로, 금융사는 컨소시엄 구성부터 난항
▲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 컨소시엄'이 민자사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계속해 건설사 주도의 컨소시엄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건설현장. <연합뉴스>

6일 건설업계 안팎에 말을 종합하면 금융사들이 당분간 대규모 민자사업의 컨소시엄 주간사로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앞서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지난 2019년 3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을 가져가면서 앞으로는 금융사들이 중심이 돼 민자사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자금조달능력을 앞세워 GTX-A노선을 따냈다. 금융기법을 활용해 4천억 원 정도 정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고 국토교통부에서 이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GTX-A 노선 수주 때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가격평가 점수를 크게 앞섰다. 가격평가에서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320점을 얻었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67.34점을 얻는 데 그쳤다. 가격평가에서 52.66점 차이가 벌어져 최종 수주 결과가 달라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사들은 사업을 함께 추진할 건설사 및 설계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마감한 GTX-B 노선 응찰 결과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조만간 재입찰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GTX-B 노선은 사업비 3조8421억 원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3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1군 건설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에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하려 했던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입찰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신한은행이 자신이 주도할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하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조연'으로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다음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다음 기회를 노린다고 해도 건설사와 설계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에는 재무적투자자로 신한은행이 참여했고 건설사로는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금호건설, 태영건설 등이 포함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목공사는 주택과 다르게 공사 난도가 매우 높아 기술력을 갖춘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며 “사실상 중견건설사들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1군 건설사들이 모두 모여있어 금융 컨소시엄에서 건설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TX와 달리 건설사가 민자사업을 제안하고 정부가 이를 사업화한 경우도 건설사에게 유리하다. 최초 제안한 건설사가 일정 수준의 가점을 받기 때문에 금융사는 불리한 처지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를테면 GS건설 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는 부산 사상~해운대 지하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사업은 사업비 2조2236억 원 규모로 총 길이 22.8㎞, 왕복 4~6차로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GS건설은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사업 평가에서 2.4%의 가점을 받게 된다. 지난달 19일 GS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응찰해 재공고를 통해 사업자 선정 절차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금융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한은행은 GS건설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투자사업은 정부예산으로 건설·운영하는 도로, 철도, 환경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진행된다. 효율적으로 사회기반시설을 확충·운영할 목적으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추진된다.

은행 등 금융사들이 민자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업 규모가 커 초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자금조달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안정적으로 운영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민자사업을 두고 건설사와 금융사, 설계사 등은 컨소시엄으로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설계, 건설, 운영·유지관리, 자금조달 등 건설사에서 모든 분야를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민자사업은 초기 비용부담이 큰 만큼 재무적투자자로 금융사가 필요하다.

GTX-A 노선을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따낸 이후 금융 컨소시엄이 큰 존재감을 보였는데 최근 들어 건설사 쪽으로 주도권이 되돌아 온 모양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민자사업의 경우 완공 이후 시공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금융 컨소시엄이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대규모 초기 자금이 필요해 금융사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시공사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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