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최경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반응에 온도차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공항 관련 5개 시도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최경환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여야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권에선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면 대체로 정부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데 비해 야권에서는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청와대는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영남권 신공항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신공항 용역결과 발표 다음날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5개 시‧ 도 중진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정부가 그동안 계속 불가능하다고 하다가 갑자기 이게 최선이라고 하니까 어안이 벙벙한 상태”며 “이 점에 대해서는 부산은 물론 대구 주민들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부가 기존에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얘기를 죽 해왔는데 갑자기 그게 최선의 대안이 됐다”며 “오늘 계속 그 점에 대해 정부 쪽에 해명을 요구했는데 신통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으면 저는 수용하겠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경환 의원은 대구지역의 승복을 주문했다.

최 의원은 “국제적인 전문 용역업체에서 경제성이나 타당성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이것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이 났기 때문에 우리가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공항은 사실 확장이라기보다 사실상 새로운 공항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게 건설되면 국제허브공항으로서 기능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공항 확장이 신공항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야권에서는 지도부와 영남권을 지역구로 하는 의원들이 큰 온도차를 보였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비교적 원론적인 입장을 보인데 비해 영남권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사안은 선거를 앞두고 지역표를 의식한 공약 때문에 발생했다”며 “이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지역간 갈등을 유발하는 약속이나 공약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발언에 영남권 의원들은 발끈했다.

대구(수성갑)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는 이게 왜 심각한 문제인지 내용을 모른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원은 “지역분들은 1년에 1만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을 어떻게든 이번 기회로 잡아보자는 절박한 호소를 했던 것”이라며 “그 자체가 이런 식으로 농락당했다고 보는 것 아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21일에도 김해공항 확장 결정이 “국가와 국민 간 신의를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영춘 의원은 “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신공항이 다시 추진돼야 한다”며 “정치권 전체와 정부에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신공항”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공항은 여러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려진 최적의 결론”이라며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신공항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확장이라기보다) 사실상의 김해 신공항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약속을 지켰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