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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쪼개기 상장 비판에 멈칫, 재추진 불씨 남아 주주들 '도끼눈'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10-14 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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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게임즈가 ‘쪼개기 상장’ 논란에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하지만 조만간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여전히 도끼눈을 뜨고 있는 상태다. 
 
카카오게임즈 쪼개기 상장 비판에 멈칫, 재추진 불씨 남아 주주들 '도끼눈'
▲ 카카오게임즈가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을 철회했지만 재추진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주주 신뢰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14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말을 종합하면 카카오게임즈가 주주들의 반발에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계획을 결국 철회했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상장절차에 돌입한 지 반년이 지난 시점에 내린 뒤늦은 결정인 데다 상장을 완전히 철회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전날인 13일 오후 한국거래소에 상정 추진을 철회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9월30일 증권신고서를 낸 지 13일 만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추후 상장 재추진 일정이 확정되면 증권신고서를 통해 세부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철회신고서 제출이 상장의 완전철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기한은 내년 3월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국내외 상황이 여의치 않아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것을 철회 사유로 들었지만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쪼개기 상장’ 비판과 주가하락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한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지난 4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들어갈 때부터 카카오의 계열사 쪼개기 상장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계열사 상장에 나선 것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사례가 처음이다. 현재 보유 중인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 넵튠이 있지만 넵튠은 2016년 상장해 2021년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됐다.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반대 운동을 펼쳤으며 지난달 초에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카카오 분할상장 금지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카카오게임즈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주가 급락 때문이라는 시선이 제기된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결과 통보를 받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9월30일부터 10월13일까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4만2650원에서 3만4950원으로 18% 하락했다. 시가총액만 5천억 원 이상 날아갔다.

올해 들어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지며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의 쪼개기 상장 시도가 일으킨 투자심리 악화가 추가 주가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이슈로 인해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떨어진 것은 지주사 할인 효과 때문이다. 보통 상장회사가 자회사를 따로 상장할 경우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난 1월 LG화학이 배터리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한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할 때도 LG화학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LG화학은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고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 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일시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곧바로 반등했다. 14일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전날보다 9.44% 오른 3만82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재추진이라는 불씨를 안고 있는 만큼 이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증권신고서 철회에 따라 일시적으로 반응하겠지만 완전 철회 여부는 불확실해 상장 이슈 부각 전으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말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 원에서 5만5천 원으로 낮췄다.

게다가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의 국정감사 발언도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남궁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문어발식 확장과 우마무스메 사태, 쪼개기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쪼개기 상장으로 투자자들이 보는 피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카카오가 물적분할하는 과정을 보면 사내 벤처형식과 가깝다”고 짧게 대답하는 것에 그쳤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발할라 라이징’ 개발사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오딘은 꾸준히 국내 게임 매출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오딘의 흥행에 힘입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해 매출 2325억 원, 영업이익 2153억 원을 거두며 카카오게임즈의 효자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주식 54.9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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