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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이사회 의장 선임에 환경단체 반발, 기후위기 대응이 경영에 변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0-11 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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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생활용품 전문기업 P&G(프록터앤갬블)이 CEO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는 과정에서 환경단체가 해당 인물의 친환경 분야 역량 부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일부 대주주와 의결권 자문사들도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일부 이사회 구성원 선임을 반대하면서 기후변화 및 환경 리스크 대응이 기업 경영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P&G 이사회 의장 선임에 환경단체 반발, 기후위기 대응이 경영에 변수
▲ 환경단체 NRDC가 미국 P&G의 존 묄러 CEO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P&G는 현지시각으로 1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존 묄러 CEO의 이사회 의장 선임을 비롯한 주요 안건에 대해 주주 표결을 진행한다.

그러나 비영리 환경보호단체 NRDC가 P&G를 겨냥해 묄러 CEO를 포함한 일부 경영진의 이사회 참여를 반대하면서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행사하라는 권고를 내놓아 변수가 발생했다.

NRDC는 P&G가 제품 공급망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환경단체는 P&G에서 묄러 CEO 대신 별도의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 회사가 친환경 분야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권고를 제시한 셈이다.

P&G는 ‘질레트’와 ‘브라운’, ‘오랄비’, ‘페브리즈’, ‘팬틴’ 등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 생활용품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은 761억 달러(약 109조 원)에 이른다.

환경단체 NRDC는 P&G가 화장지와 키친타월 등 제품을 생산할 때 재생 펄프가 아닌 벌목을 통해 얻은 펄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이전부터 꾸준히 문제로 삼아 왔다.

이번에는 더 나아가 묄러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이런 의사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사회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 연금펀드와 트릴리움자산운용 등 일부 대주주가 NRDC 주장을 받아들여 묄러 CEO의 이사회 의장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묄러 CEO의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을 반대하겠다는 공지를 발표했다. 이유는 자체 표결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주들이 묄러 CEO를 비롯해 NRDC의 공세를 받고 있는 P&G 경영진의 이사회 선임에 찬성표를 내야 한다는 권고를 냈다.

그러나 ISS는 투자자들이 묄러 CEO의 이사회 선임 안건에 산림 훼손과 관련한 리스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NRDC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P&G를 향한 환경단체의 반발이 대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글로벌 기업 경영에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영진의 친환경 분야 노력이 기업의 이사회 구성원 선임에 변수로 등장할 만큼 주요 주주들과 전문기관들이 이를 중요한 요건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정부에서 잇따라 탄소중립 달성 및 환경 보호를 위한 목표를 제시하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이런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P&G의 이사회 의장 및 구성원 선임 과정에서 다수의 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해 부결된다면 이는 글로벌 기업 경영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로이터는 NRDC가 이전에도 P&G 이사회 구성원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결국 해당 안건이 90% 이상의 주주 찬성을 받아 통과된 일이 있다며 실제로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P&G가 소비자용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친환경 분야 노력을 두고 여론을 더욱 민감하게 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지와 세제, 일회용품 등 P&G의 주력상품이 모두 환경 파괴를 주도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어 여러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P&G 이사회 의장 선임에 환경단체 반발, 기후위기 대응이 경영에 변수
▲ P&G에서 생산하는 화장지 제품.

P&G가 환경단체의 반발을 넘고 묄러 CEO의 이사회 의장 선임에 성공한다면 이는 환경단체들에 더욱 거센 비판을 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 및 경영진을 향한 여론이 더욱 악화한다면 P&G가 제품 생산과 공급망 관리, 친환경 기여 등 측면에서 다방면으로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P&G는 이미 NRDC의 반대 운동이 시작된 뒤 중장기적으로 벌목을 통해 생산되는 펄프 사용을 중단하고 산림에서 생산되는 원재료 구매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언제까지 원재료 사용량을 얼마나 감축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NRDC는 P&G뿐 아니라 미국 정부와 의회, 정부 산하기관 등을 상대로 꾸준히 환경과 안전 개선을 위한 권고를 내놓으며 활발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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