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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SUHD TV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LCD TV로 올레드TV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고화질 LCD TV패널 양산 기술력을 확보하며 세계 제조사들에 공급을 늘리고 있어 TV의 성능이 점점 상향평준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LG전자는 프리미엄 TV시장을 올레드로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기술력으로 차별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김현석 사장은 삼성전자가 올레드TV에 후발주자로 뛰어들기보다는 LCD TV에 자체적인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제품경쟁력을 강화하며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경쟁사의 거세지는 공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 삼성전자, 차세대 TV 주문 높아져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차세대 TV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라인업인 SUHD TV에 자체개발한 화질 개선기술인 퀀텀닷을 적용해 기존의 LCD TV보다 우월한 화질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SUHD TV 신제품 라인업에 이전보다 발전된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했다. 퀀텀닷은 미세한 반도체입자를 통해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기술로 체감 화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퀀텀닷TV는 일반적인 TV의 1600만 개보다 월등히 많은 10억 개에 가까운 색을 구현할 수 있어 더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다”며 “자연색 표현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퀀텀닷을 적용한 LCD TV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하는 데 한계가 있어 차세대 기술인 QLED TV기술 발전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퀀텀닷기술을 더 발전시켜 QLED TV를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며 “이르면 2018년부터 QLED TV를 양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QLED TV는 퀀텀닷 기술을 올레드 방식의 TV에 적용해 양쪽 기술의 장점을 모두 살려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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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술 설명자료. |
미국 소비자평가지 트러스티드리뷰는 “퀀텀닷은 밝기와 색 표현력을 강화하고 올레드는 명암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모두 TV의 화질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QLED TV로 양쪽의 장점을 모두 적용한다면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LCD TV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올레드TV를 내놓으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최근 “QLED TV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며 당분간 시장에서 퀀텀닷 LCD TV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SUHD TV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술은 올레드를 넘어설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대형 올레드TV는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 LCD TV 근본적 약점 안아
TV 평가기관인 국제올레드협회의 배리 영 사무총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내 QLED TV를 양산할 것이라는 관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퀀텀닷 기술은 올레드를 넘어설 수 없다”며 “퀀텀닷 기술로 향상시킬 수 있는 색 재현력과 밝기는 TV의 실제 화질을 높이는 데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각각의 입자가 빛을 내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로 LED 백라이트를 통해 빛을 내는 LCD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올레드는 LCD보다 얇고 가벼우며 명암비와 응답속도, 전력효율 등이 모두 뛰어나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스마트폰용 액정패널을 올레드로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미 올레드TV 시제품을 내놓는 등 관련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휴대기기가 아닌 TV에서 올레드패널의 장점이 반감되고 생산단가도 높다는 이유로 진출을 꺼리고 있다.
김 사장은 “올레드는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중심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퀀텀닷 SUHD TV로 프리미엄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레드 TV패널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량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수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올레드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LCD TV로 향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초기에 적자를 보더라도 프리미엄 TV시장을 올레드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 프리미엄 TV시장 입지확보 흔들
LCD TV시장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것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막대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생산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점점 고화질 대형TV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대형LCD패널에서 시장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실상 신규투자를 중단한 반면 BOE 등 중국업체는 대형LCD공장을 계속해 증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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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퀀텀닷 SUHD TV 제품. |
중국업체들이 수년 안에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린다면 고화질 대형TV패널의 생산을 늘려 세계 제조사로 공급할 수 있다. 이 경우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LCD TV와 완전히 차별화된 올레드TV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해 프리미엄 TV에서 받는 타격을 줄일 수 있다. 올레드는 기술적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아 중국업체들이 쉽게 진출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LCD TV로 경쟁업체들의 LCD TV와 차별화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TV시장에서 10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시장에서는 지난해 2분기까지 70% 이상의 압도적인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LG전자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지난해 1분기 12.4%에 이르던 점유율을 올레드TV 판매가 본격화된 뒤 올해 1분기에 45.4%로 끌어올리며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TV에서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퀀텀닷을 통한 LCD TV의 화질개선이 아닌 더 근본적인 기술전략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QLED TV의 양산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LCD TV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라며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레드TV에 맞설 수 있는 더 강력한 승부수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