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2-10-04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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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멸종한 고대인과 현대인의 유전자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한 스웨덴 출신 인류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을 선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사진)이 3일 2022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는 현대인과 예전에 멸종된 고대인을 구별하는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으며 고유전체학이란 새로운 학문 분야를 확립했다”며 “현생 인류의 면역체계가 감염에 어떻게 반응하고 인간다움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 인류의 과학과 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페보 소장은 의사 출신 인류학 연구자다.
그는 1986년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스위스 취리히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쳤다. 1990년 독일 뮌헨대학의 교수가 된 이후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다.
인류학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벨 생리의학상에서 단독 수상자가 선정된 것도 2016년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대 교수 이후 6년 만이다.
페보 박사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DNA가 섞여 있는데 이 사실이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반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규명해냈다.
그는 2010년 4만 년 된 뼛조각에 남아있던 네안데르탈인 게놈을 시퀀싱(유전자 배열 순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고유한 유전자가 현 인류 생존력과 면역반응 등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페보 소장은 2008년 러시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멸종 인류 ‘데니소바인’의 DNA를 해독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데니소바인의 손가락 부분 뼈에서 채취한 손상된 DNA를 재조합했다.
페보 소장은 7번째 ‘부자 수상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생화학자인 그의 아버지 수네 칼 베리스트룀은 198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페보 소장은 2014년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를 출간했다. 이 저서에서 그는 혼외자임을 고백했다. 페보 소장은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있다.
이 책은 그해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으며 국내에서도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페보 소장은 상금으로 1천만 크로나(약 13억 원)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4일 물리학상에 이어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