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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부통령은 전기차 보조금 관련 한국에 미국 입장 전달했을 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28 0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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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부통령은 전기차 보조금 관련 한국에 미국 입장 전달했을 뿐"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9월27일 일본 도쿄에서 회담을 진행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백악관 고위관계자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관련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낮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현대자동차와 기아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미국 정부 정책을 두고 한국 정부와 협의를 지속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는 보도에 선을 그은 것이다.

백악관은 현지시각으로 2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의 일본 방문 및 한국 정부 관계자와 회담에 관련한 내용을 전했다.

브리핑을 담당한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은 일본 및 주변 국가와 미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정부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한 협력 계획도 일본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출장의 주요 목적을 강조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 기자는 해리스 부통령과 한덕수 총리의 회동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내놓았다.

한 총리는 27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 등에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되지 않은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연히 아직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전기차 보조금 혜택과 관련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과 관련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에서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에도 지원금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보조금 정책에 변화를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본을 찾은 것이 아니다”며 “그는 한국 정부에 미국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을 두고 이는 미국과 전 세계, 더 나아가 지구 전체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와 기후에 기여할 수 있는 법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에 설득했다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동맹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기후위기 대응에 매우 중요한 단계라는 점을 이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미국을 위한 법이지만 결국 한국과 일본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현재 법안 시행에 따른 정책에 변화가 없어도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정책 변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는 이런 내용을 듣고 “미국 정부의 법안 시행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해 보인다”고 재차 확인하며 한국과 어떤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될 지에 관련해 물었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 지 예측할 수 없다”며 “다만 미국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계획을 밝힌 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한국 전기차산업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정식으로 정책 변화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WTO(세계무역기구)에 미국 정부의 법안을 공정무역 원칙 위반으로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법안 시행 시기를 늦추는 등 현재 정책에 근본적으로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관련한 질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이번 출장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어본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문제 해결에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다만 그는 한일관계를 중재하거나 두 국가 사이에 개입하는 일은 미국의 역할이 아니라며 한일 관계가 개선된 뒤에 본격적으로 한-미-일 협력 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일본에서 일정을 마친 뒤 29일 한국으로 입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날 비무장지대(DMZ) 방문과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등 공식 일정을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전기차 지원금 정책에 관련한 한국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회담에서도 이런 내용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가 브리핑에서 밝힌 미국 정부의 태도를 고려한다면 이런 시도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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