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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조 파업 예고, 안동일 실적개선 기회 놓칠까 '속앓이'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9-20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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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임단협 교섭 난항에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피해에 따라 앞으로 국내에서 철강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현대제철 노조 파업 예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049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동일</a> 실적개선 기회 놓칠까 '속앓이'
▲ 현대제철 노조가 회사의 성실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 인천, 포항, 당진하이스코)에 따르면 22일 예정된 2022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16차 본교섭에도 회사가 참석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제철 노조는 모두 5개 지회로 구성됐는데 이번 파업 추진 움직임에 순천지회는 동참하지 않았다.

회사는 노조 지회별로 임금 체계가 달라 공동교섭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4개 지회의 공동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며 파업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이들 4개 지회는 “9월15일에 열렸던 제 15차 교섭까지 4개월 동안 진행된 교섭에 회사가 단 한차례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교섭에 참여하지 않으며 노조의 파업을 유도하는 비상식적 행위를 하고 있어 16차 교섭까지도 참석하지 않으면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당진지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지회와 개별교섭을 통해 합의를 마쳐 동일한 임금체계를 갖췄다. 하지만 당진지회는 통상임금과 관련해 회사와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해와 달리 개별교섭을 하지 않고 공동교섭 방식을 요구하는 것은 특별공로금 지급을 압박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임단협 16차 본교섭에도 참석하지 않는다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제철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는 7월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94.18%의 찬성을 얻어 가결시켰다. 같은 달 25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까지 받아뒀다.

이런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안 사장에게 실적 개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도 포스코와 마친가지로 태풍 '힌남노'로 포항공장 침수 피해를 보고 아직까지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철근과 형강을 만든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처럼 스테인리스강판, 전기차용 강판 등 대체불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은 물론 아니다.

다만 포항공장의 복구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포항공장 연 매출도 2조 원에 달해 지난해 현대제철 매출 22조 원에 비춰보면 결코 비중이 낮지 않다.

더구나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철강산업 업황 부진이 예상됐다. 8월까지만 하더라도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벌이는 조선용 후판과 관련해 가격 인하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코의 포항제철소가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되면서 하반기 철강재 가격 협상이 철강업계에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특히 포항제철소 완전 복구 시기가 회사가 발표한 연말보다 더 늦춰질 시선이 나오면서 철강재 가격 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며 "일각에서는 완전한 정상화까지 1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앞으로 국내 철강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안 사장으로서는 생산차질로 실적을 개선할 기회를 놓칠 가능성에 속이 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돌입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철강재 공급 문제가 실제 발생한다면 자동차, 가전 등 다른 주요 산업까지 피해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노조로서도 파업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철강재 공급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현대제철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노조로서도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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