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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머지' 뒤 시세 하락, 가상화폐 규제 불안에 기관투자자 망설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19 1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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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과 더불어 대표적 가상화폐 가운데 하나인 이더리움이 전력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머지’ 업그레이드를 실행한 뒤에도 큰 폭의 시세 상승을 나타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에 쓰이는 에너지가 크게 줄어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당국의 규제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머지' 뒤 시세 하락, 가상화폐 규제 불안에 기관투자자 망설여
▲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규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가상자산 전문지 코인데스크는 19일 “기관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일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더리움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5일 머지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뒤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세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기 직전과 비교해 약 10% 하락한 상태에 놓였다.

머지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 시세 상승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어긋난 셈이다.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는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 방식을 기존의 실시간 정보 공유 방식에서 주기적 공유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그동안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이더리움을 채굴하고 거래하는 데 막대한 전력을 사용했지만 기술 업그레이드 뒤에는 이론상 전력 사용량을 99% 절감할 수 있다.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직후 그동안 가상화폐 투자를 꺼리던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시세 급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왔다.

기관 투자자들은 환경 분야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그동안 전력 사용량이 많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일을 꺼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는 “머지 업그레이드 뒤 약 5일 동안의 시세 흐름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이 아직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매수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규제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당국이 최근 가상화폐 거래 규제를 놓고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뒤 이를 증권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시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에 증권과 같은 수준의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면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에 제약이 커지기 때문에 무리하게 투자에 나설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당분간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에 따라 이더리움 시세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코인데스크는 시장 조사기관 배넥의 분석을 인용해 이더리움 시세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에 잠시 조정기간을 거치는 데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전했다.

배넥은 이더리움 시세가 앞으로 5년 안에 8천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몇 명의 ‘큰 손’ 투자자 움직임만으로도 시장에 큰 변화의 계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재 이더리움 시세는 13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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