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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휘청, 신동빈 인수합병 '불씨' 살려낼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6-15 15: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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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케미칼 휘청, 신동빈 인수합병 '불씨' 살려낼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탄분해시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서 팀 만 액시올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롯데케미칼은 각별한 존재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신 회장은 여러 차례 화학사업을 유통사업과 함께 롯데그룹의 주축으로 키워내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롯데케미칼이 휘청이고 있다. 롯데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롯데케미칼과 롯데케미칼 출신의 신 회장 측근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롯데케미칼은 인수합병 동력을 잃어버려 2020년 글로벌 10대 종합화학기업 도약의 꿈을 미뤄야 할 판이다.

◆ 신동빈, 롯데케미칼 성장의 의지 재확인

15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탄분해시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 사업은 총 30억9천만 달러 규모로 롯데케미칼이 90%, 액시올이 10%의 지분을 투자한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말 준공해 2019년부터 현지 생산되는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연산 100만 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 회장은 “미국 에탄분해시설 합작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앞으로 롯데케미칼이 롯데의 중요한 축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8조4719억 원, 영업이익 1조3358억 원을 거뒀다. 롯데그룹 전체매출의 12.4%, 전체영업이익의 33.1%를 담당했다. 매출은 롯데그룹의 중심인 롯데쇼핑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많아 전체 계열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롯데케미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글로벌 10대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국 에탄분해시설의 대규모 투자 역시 이를 위한 포석이다.

◆ 롯데케미칼,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연루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검찰수사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검찰수사 악재를 헤쳐나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화학계열사를 포함할 경우 지난해 매출 16조~1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10위인 독일 바이엘의 2014년 매출이 281억 달러(약 33조 원)인 점을 고려할 때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해야 10대 화학기업 진입이 가능하다.

2020년까지 평균 연간 매출성장률 15%를 달성해야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추가적인 인수합병이 없으면 이루기 어려운 목표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현대석유화학, 케이피케미칼, 말레이시아 타이탄 등을 인수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횡령·배임이 저질러진 것으로 검찰이 파악하고 있고 수사도 이 대목에 집중하면서 당분간 인수합병 작업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당장 롯데케미칼이 진행했던 2조 원대 미국 액시올 인수 추진작업은 검찰수사 이후 중단됐다. 롯데케미칼이 액시올 인수로 매출 20조 원을 돌파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그룹차원의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은 비자금 조성혐의의 중심에 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해외에서 원료를 사오면서 계열사를 끼워넣어 거래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했다.

◆ 허수영·황각규, 호남석유화학 출신들 좌불안석

화학사업의 중심에 서있는 신 회장의 호남석유화학 인맥도 흔들리고 있다. 이들은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에서 근무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은 인물들로 롯데그룹의 화학사업 중흥을 이끌었다.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대표하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미국 에탄분해시설 기공식에 참여조차 하지 못했다. 검찰이 허 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했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유가하락 국면에서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가스기반 사업을 추진한 장본인이다.

허 사장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검찰은 14일 롯데케미칼 본사와 공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허 사장의 자택과 집무실도 압수수색대상에 포함했다.

호남석유화학 라인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향해서도 검찰수사의 칼끝이 겨눠져 있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간 업무를 조율하고 인수합병 작업을 총괄하는 황각규 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황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근무할 때 부장으로 손발을 맞췄던 인물로 신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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