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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유열의 '조용한' 롯데 승계수업, 30년 전 신동빈과 닮은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9-07 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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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유열의 '조용한' 롯데 승계수업, 30년 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과 닮은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베트남 출장길에 신유열(일본이름 시게미츠 사토시) 롯데케미칼 상무보(사진)를 동행시킨 것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3세 체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 '3세 체제'의 운이 띄워졌다.

물론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아들인 신유열(일본이름 시게미츠 사토시) 롯데케미칼 상무보를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시켜 이런저런 공식 행사에 참석하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롯데그룹의 3세 체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신유열 상무보의 등장은 과거 30여 년 전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닮아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신유열 상무보가 최근 신동빈 회장의 베트남 출장 때 진행된 여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실상 신 상무보가 롯데그룹의 후계자라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 전만 하더라도 신 상무보는 말 그대로 ‘베일에 싸인 오너경영인’이었다.

그가 언론에 모습을 비춘 사례는 2020년 1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별세했을 때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2016년 3월 일본 도쿄 긴자의 롯데면세점 개장 행사에 참석했을 때 등이 전부일 정도다.

신동빈 회장의 유일한 아들로 사실상 롯데그룹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큰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보니 ‘은둔의 후계자’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을 계기로 앞으로 신 상무보의 경영 보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 회장이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는 자리에, 롯데그룹이 주력하는 베트남사업 현장에 모두 신유열 상무보를 동행시킨 것은 명실상부한 후계자라는 것을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린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 상무보의 베트남 행사 참석이 '단순한 동행'이었다며 경영승계 수업과 관련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신 상무보가 롯데그룹에 등장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30년 전 신동빈 회장이 등장하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롯데그룹의 후계구도 논의는 좀처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신영자 당시 롯데백화점 부사장과 신준호 당시 롯데그룹 부회장이 신격호 창업주의 두 아들 보다 먼저 주요한 경영 위치에 올라 있었다.

신영자 부사장은 신 창업주의 장녀이자 롯데백화점 창립 직후부터 한국 경영에 참여해왔다는 점을, 신준호 부회장은 신 창업주의 동생으로서 한국 롯데그룹의 살림을 함께 꾸려왔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었다. 

또한 1990년대만 하더라도 신격호 회장이 왕성한 경영활동을 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롯데그룹 후계구도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에 상무 직급으로 입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계 구도의 변화가 주목받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당시 신 회장은 주로 일본에 머물면서 호남석유화학과 일본 화학회사 미쓰이화학의 공동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의 행보가 노출될 일이 적었다.

신유열 상무보가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 직급으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받은 지 2년가량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공식 행보를 전해지지 않는 것도 그때와 닮았다.

신 회장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 것은 1994년부터다.

롯데그룹은 1994년 8월 편의점사업 진출을 위해 코리아세븐을 인수했다. 신동빈 회장은 그해 10월에 코리아세븐의 상무로 취임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늘Who] 신유열의 '조용한' 롯데 승계수업, 30년 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과 닮은꼴
▲ 신유열(일본이름 시게미츠 사토시) 롯데케미칼 상무보(사진)가 한동안은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물론 당시에도 신 회장은 한국에 상주하지 않고 일본에 머물면서 보름에 한 차례씩 한국을 방문해 업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1995년 12월 롯데백화점 부산점 개점 행사 때 신격호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직함이 새겨진 명함을 돌렸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1997년 2월 실시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에 올랐다.

신동빈 회장의 사례를 볼 때 신유열 상무보 역시 앞으로 경영승계 수업과 관련해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베트남 출장길의 공식 행사에 여러 차례 모습을 보였지만 대외 행사가 아니면 정중동 행보를 보일 공산이 크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동빈 회장이 여전히 건재한데다 신 상무보가 1986년생으로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이른 나이라는 점도 신 상무보의 ‘베일 속 행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을 싣는다.

신 회장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1994~1995년경으로 그의 나이 39~40세 때였다.

신유열 상무보가 한국 롯데그룹 전면에 나서려면 서둘러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신유열 상무보는 현재 일본 국적을 가진 일본인이다. 한국에서는 만 38세 이후부터 병역이 면제되는데 신 상무보가 이 나이를 지난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롯데그룹에 편안하게 등장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대기업 총수가 꼭 한국 국적을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롯데그룹 형제의 난 당시 오너일가의 국적 문제가 기업의 국적 문제로 비화했던 전례를 감안할 때 신유열 상무보의 국적 문제는 민감한 일일 수 있다.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신 상무보는 여태껏 경영능력과 관련해 알려진 바가 없다. 최근 롯데케미칼의 일본 동경지사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에 오른 것을 계기로 앞으로 롯데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게 롯데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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