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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안전기준 강화는 벽산에 기회, 무기질 단열재 생산에 공격적 투자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08-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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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벽산이 무기질 단열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화재안전기준이 강화되며 무기질 단열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벽산은 이번 기회에 2위 자리를 넘어 1위까지 넘보는 것으로 보인다.
 
화재안전기준 강화는 벽산에 기회, 무기질 단열재 생산에 공격적 투자
▲ 벽산이 무기질 단열재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 벽산 홍보 동영상 갈무리. 

15일 벽산에 따르면 1100억 원을 투자한 충남 홍성의 그라스울 생산설비 증설 작업을 2023년까지 완료한다. 이번 증설 작업이 마무리되면 벽산의 무기질 단열재 생산능력은 연간 20만 톤 규모로 늘어난다.

무기질 단열재는 유리원료나 광물을 녹여 섬유형태로 만든 것으로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을 지닌다. 무기질 단열재로는 미네랄울과 그라스울 등이 있는데 국내 대표적 생산업체는 KCC와 벽산이다.

국내 그라스울의 약 40%는 벽산이, 나머지 60%는 KCC가 생산하고 있다.

벽산은 지난해 익산공장과 여주공장의 그라스울 신규 생산라인 구축과 리빌딩을 연이어 완료했다. 영동공장에는 미네랄울 증설을 마쳐 연 13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 놓았다.

이에 더해 벽산이 이번에 홍성 공장 증설까지 마무리 하면 연간 무기질 단열재 생산량이 20만 톤으로 상승하며 1위인 KCC 자리도 위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CC 역시 건축법 개정에 대응하고 무기질 단열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경북 김천과 강원도 문막에 있는 그라스울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KCC의 한 해 그라스울 생산량은 약 16만 톤 규모가 된다. 미네랄울까지 더하면 20만 톤을 가볍게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그라스울은 불연성이 우수하다는 장점도 있으나 무겁고 시공이 어렵다는 점에서 그동안 건축현장에서 기피되던 재료였다.

그러나 벽산은 최근 건축법이 개정되며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건축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샌드위치 패널(창고나 공장 건축물에 주로 사용되는 건축자재)로 확대 적용했다.

품질인정제도는 화재안전 성능이 요구되는 건축자재 등이 적합하게 생산됐는지 전문기관을 통해 검증하고 이에 따라 현장에 유통 시공될 수 있도록 성능과 품질을 관리하는 제도다.

샌드위치 패널은 스티로폼 같은 가연성 재료를 가운데 놓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든 것으로 불에 쉽게 타 대형 화재참사의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국토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기준 강화에 따라 이제는 샌드위치 패널의 난연성능(불에 타지 않는 정도)을 시험할 때 양쪽 철판을 떼어내고 심재(중심부분) 자체로만 평가한다. 즉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만 샌드위치 패널의 내부를 채워야 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2월부터 마감재로 준불연(재료자체는 간신히 연소되지만 크게 번지지 않는 것) 재료를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대상 창고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바닥면적이 600m² 이상인 창고에만 이런 의무가 적용이 됐지만 바닥면적 제한이 삭제돼 모든 규모의 창고에 이런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전문기업 CBRE코리아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 신규 공급되는 물류센터는 지난해의 3배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새로 짓는 모든 물류센터에는 규모와 관계없이 무기질 단열재가 사용돼야 하는 만큼 벽산의 실적 상승도 기대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류창고 화재사건 이후 법규가 개정되며 그라스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무기질 단열재는 2026년까지 연평균 23%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벽산은 이미 2022년 1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665억 원, 영업이익 43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21.5% 증가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벽산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5110억 원, 영업이익 28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21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벽산 관계자는 “최근 화재안전성에 대한 사회 전반적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법규와 기준이 강화되며 관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며 “벽산은 무기단열재 선두주자로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벽산은 1958년 지붕과 천장 등의 슬레이트를 취급하는 ‘한국 대한스레트회사’로 설립돼 인수합병을 통해 종합건축자재 기업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거쳐 2002년 워크아웃을 벗어났다. 2013년에는 효성의 건자재사업부를 인수하며 내외 단열재를 모두 다루게 됐다.

벽산은 국내 6개 공장에서 단열재, 천장재, 외장재 등의 건축자재를 생산하고 있고 자회사로 벽산페인트, 하츠 등을 거느리며 페인트와 주방기기 관련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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