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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철강가격 인하에 노조파업 태세, 안동일 하반기 '설상가상'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8-10 15: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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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좋은 실적을 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철강제품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큰 데다 노조도 회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안 사장으로서는 ‘설상가상’인 경영환경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철강가격 인하에 노조파업 태세, 안동일 하반기 '설상가상'
▲ 현대제철이 하반기 주요 철강제품 가격 인하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노조와 단체교섭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어 실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노조가 회사 측에 성실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해 협상 방식에서부터 서로 의견이 달라 제대로 된 단체교섭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협상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체교섭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5개 노조지회(당진·당진하이스코·순천·인천·포항)는 올해 공동교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5개 노조지회의 임금 체계가 달라 공동교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현대제철 노사는 5개 지회가 별도로 임금협상을 한 바 있다. 당시 당진지회를 제외한 4개 지회는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회사와 합의해 동일한 임금체계를 갖게 됐다. 하지만 당진지회는 통상임금과 관련해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합의한 4개 지회는 임금체계가 동일해 공동교섭을 할 수 있지만 당진지회는 임금체계가 달라 공동교섭이 어렵다”며 "노조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특별공로금 400만 원 지급을 압박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에서 지급한 특별공로금 400만 원을 현대제철에서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당진제철소 안에 있는 안 사장의 집무실을 점거해 100일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게릴라식 파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해둔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2022년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7차까지 진행됐음에도 회사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으며 교섭해태를 벌이고 있다”며 “게릴라 파업은 신중하고 기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일 사장으로서는 하반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가뜩이나 하반기 조선사들과 협상에서 후판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제 생산차질까지 발생하게 되면 수익성이 후퇴할 공산이 크다.

안 사장은 완성차회사들과 협상에서 강판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완성차회사들은 상반기 강판 가격을 올려준 만큼 하반기에도 인상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체들이 하반기 자동차 및 조선업체 등과의 협상에서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에서도 현대제철의 하반기 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9533억 원, 영업이익 347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21년 3분기보다 매출은 18.7%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33.4% 줄어드는 것이다.

상반기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1조519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까이 늘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후퇴할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여기에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까지 이어진다면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가 아직 파업을 결정한 것은 아닌 만큼 피해를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생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중국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현대제철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추가적으로 인프라 투자 등을 단행하면 국내 철강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배 현대제철 상무는 2분기 현대제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글로벌 철강 업황 악화를 예상하면서도 “중국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도 탄소중립을 위해 철강생산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계절적 비수기가 끝나면 철강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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