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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 지원법 서명 앞두고 미국기업 뭉쳐, 한국 소외 가능성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09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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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 지원법 서명 앞두고 미국기업 뭉쳐, 한국 소외 가능성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바이든 정부가 최근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을 앞두고 미국 반도체기업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불러모아 민관 협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직 반도체 지원 법안의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한국 기업들이 다소 소외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9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파운드리업체 글로벌파운드리,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자동차기업 포드와 GM의 수장들이 현지시각으로 8일 정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지원법 서명을 하루 앞두고 열린 회의에서 해당 기업들은 반도체 투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측에서 구체적 지원 방안을 거론했을 가능성도 크다.

미국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는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에 반도체 관련된 시설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에 보조금 520억 달러(약 68조 원) 및 추가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 지원 대상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대표 수혜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SK그룹도 최근 미국에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의 반도체 관련한 투자를 상당한 규모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법안 시행을 앞두고 미국 내부에서 정부와 현지 기업, 또는 반도체기업들 사이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자칫하면 이는 '팔이 안으로 굽는' 지원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텔과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반도체기업이 집중적으로 수혜 대상에 오르고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 수혜를 기대하고 투자를 늘리던 기업들은 다소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 CEO는 정부 관계자들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및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수급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해외 반도체기업과 관련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바이든 반도체 지원법 서명 앞두고 미국기업 뭉쳐, 한국 소외 가능성
▲ 미국 아이다호주 마이크론 본사.
미국 지역언론 KTVB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할 때 아이다호주 보이스시 시장과 동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자리에서 곧바로 아이다호주에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바이든 대통령에 투자 지원을 약속받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퀄컴은 바이든 대통령의 법안 서명이 임박한 시점에서 글로벌파운드리와 2028년까지 74억 달러(약 9조7천억 원) 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퀄컴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받고 뉴욕주에 대규모 파운드리공장 증설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미 미국 정부와 충분한 소통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을 하기 전부터 미국 반도체기업들 및 정부가 협력을 강조하는 상황이 뚜렷해지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미국 이외 기업들이 지원 여부를 두고 다소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로이터는 글로벌파운드리가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파운드리 점유율 3위 업체지만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는 반도체 물량을 제외한다면 세계 2위에 해당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파운드리가 미국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데 당위성을 더해주는 내용이다.

결국 앞으로 반도체 지원법 세부 내용이 정해지고 시행되는 단계에서 자칫하면 한국과 대만 기업들을 '패싱'하고 미국 반도체기업에 지원이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둘러보고 미국 투자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등 우호적 태도를 보였지만 실제 지원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반도체 동맹국 연합 '칩4' 가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지원 규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및 SK그룹과 미국 정부 측의 지원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는 알기 어려운 만큼 외부에 공개된 내용으로만 상황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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