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화폐 규제 도입 논의 활발, 비트코인 시세에 미칠 영향은

▲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최근 가상화폐 시세 급락을 계기로 규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모바일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가상화폐 시세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자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본격적으로 규제 도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규제 강화는 중앙 통제를 받지 않는 가상자산의 근본적 장점을 해칠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타임(TIME) 계열 금융전문지 넥스트어드바이저는 26일 “가상화폐 시장에 벌어진 ‘재앙’이 시세 하락을 이끈 데 이어 규제당국 관계자들의 행동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당국 관계자들이 이미 가상자산 규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던 상황에서 최근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자 규제 도입의 당위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는 지난해 말 기록한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세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한 투자기관과 거래소, 투자 중개업체 등이 파산을 선언해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넥스트어드바이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말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가깝게 인상하며 비트코인 시세 변동성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가상자산 전문 조사기관 글로벌블록은 넥스트어드바이저를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가상화폐 시장 상황과 일련의 사건을 고려하면 강도 높은 규제가 이른 시일에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정부 관계당국에서 가상화폐 시세 변동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 재발을 방지하고 추가 피해도 예방하기 위해 투자자 보호장치를 서둘러 마련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와 미국 의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가상화폐 관련된 규제 입법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적극적으로 가상화폐 시장 붕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된 규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는 일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시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당국에서 추진하는 규제가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를 제한하는 대신 가상화폐 관련된 투자업체 등을 대상으로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상화폐 규제 도입 논의 활발, 비트코인 시세에 미칠 영향은

▲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미국 재무부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불법적 거래는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및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최근 공동으로 발의한 가상화폐 법안도 표면적으로 규제 도입을 앞세우고 있지만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를 명확하게 해 폭넓은 분야에서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합법적으로 가상화폐를 거래하고 사용하는 일은 장려하는 반면 투자기관 등에서 편법 또는 불법적으로 도박과 같은 투자를 유도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는 목적을 두고 있다.

넥스트어드바이저는 “다수의 전문가들은 규제 도입이 가상화폐 투자자들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거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부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적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규제 도입이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점도 앞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거래 활성화와 시세 회복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의회가 주도하는 가상화폐 규제 도입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상자산 특성상 중앙정부 또는 금융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핵심 장점으로 두고 있는데 규제환경이 갖춰진다면 이런 특성이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넥스트어드바이저는 가상화폐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소속되어 있다면 미국에서 도입한 규제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 분야 투자기관들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는 일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규제당국이 가상화폐 시장 환경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시세 변동 등에 따른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하고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넥스트어드바이저는 “최근 이어진 가상화폐 시장 붕괴는 가상자산의 변동성과 위험성을 투자자들에 확실이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어떤 가상화폐 또는 플랫폼에 투자하는 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