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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일 초대형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회사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조사를 받게 되면서 면세점사업자 도전, 호텔롯데 상장 등 롯데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서 검찰수사가 롯데그룹 전체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짓고 롯데그룹의 ‘원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위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사법처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의 최측근인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2일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무실에 검찰 수사관 100여명이 들이 닥쳐 호텔롯데 회계장부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유에 대해 신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거액의 뒷돈을 받은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압수수색에 100명이라는 대규모 수사관들이 동원된 데다 민간 사안인데도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가 아닌 방위사업수사부가 나섰다는 점에서 수사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 당시 고도제한 완화 등 공군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검찰이 들여다보기 위해 방위사업수사부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건은 2000년대 후반 인허가가 나오기 전 수년간 공론화와 검증을 거쳐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판명났던 사안”이라며 “올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 또 이런 얘기가 나와 안타깝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검찰의 칼끝이 롯데그룹 전체를 겨눌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난해부터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오다 최근 일단락 단계로 접어든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시름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현재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데 최근의 상황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5월30일 진행된 호텔롯데 상장 기업설명회에는 신 회장이 직접 참석했는데 대형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이 대거 불참해 분위기가 썰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롯데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CIO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이 설명회에서 엉뚱한 답변으로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했다는 말도 나온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지주사 전환 방법을 묻는 질문에 “호텔롯데를 지주회사로 키울 생각이 없다”고 답했는데 이는 상장을 마친 호텔롯데가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논란이 일자 롯데그룹 측은 부랴부랴 “현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지주회사 전환 등의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신 회장에게 보고된 바가 없어 원론적인 언급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김원택 금감원 기업공시국 팀장은 "호텔롯데의 압수수색과 관련된 내용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에는 몰랐던 사건이기 때문에 이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호텔롯데의 주관사에 기재정정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