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미세먼지 대책이 한국전력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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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한국전력 주가는 2일 전일보다 0.99% 내린 5만9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전 주가는 1일 3.97% 하락하는 등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세먼지 원인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지목되면서 석탄화력발전소에 설치된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개보수하고 40년이 넘게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53기로 이 가운데 영동1호기, 호남 1·2호기 등 3곳은 준공 이후 40년 이상 지났고 여수2호기는 39년째다. 준공 30년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노후발전소는 11기로 늘어난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노후설비 폐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화력발전소의 통상적인 설계 수명은 30~40년으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노후화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신형 설비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노후 석탄발전 축소가 정부의 발전자회사 상장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노후 석탄발전 축소는 발전자회사 매출 축소에 영향을 미친다”며 “매출 감소가 나타나기 전에 상장시킬 유인이 강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이나 대만과 유사하게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력시장 자유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요인”이며 “시장 자유화 전제조건인 정책 투명성 강화 계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후 석탄발전 축소 시 한국전력은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지되면 값싸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저발전 설비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석탄의 발전단가는 34.7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단가 80.3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이 가동 중단되면 연료비용이나 구입전력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양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11기를 올해 가동 중단하면 한전은 영업이익 1조1천억 원, 순이익 8천억 원이 감소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실행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준공 40년이 넘은 4기만 올해 가동 중단하면 한전은 영업이익 2600억 원, 순이익 1800억 원이 감소한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가동 중단 여부는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가 한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승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0년 이상 노후 석탄발전설비는 총 825MW로 우리나라 전력 설비의 0.8% 수준”이라며 “30년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해도 3.4%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신규로 늘어나는 석탄화력발전설비만 5500MW로 기저발전 설비는 더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정부가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보다 신규 석탄발전소 증설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9년까지 석탄화력발전 설비용량을 2014년보다 70% 늘리려고 한다. 현재 11기의 발전소가 건설되고 있고 9기는 계획중이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는 2일 산업부에 “향후 에너지계획에서 9기의 석탄발전소 증설을 취소하고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축소를 정부 공식 정책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그린피스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대안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적극 투자할 것도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