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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다가오는 배 피하고 정박도 부드럽게, 아비커스 '자율운항 보트' 놀라워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07-13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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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다가오는 배 피하고 정박도 부드럽게, 아비커스 '자율운항 보트' 놀라워
▲ 12일 인천 중구 왕산 마리나에서 열린 '아비커스 레저보트 자율운항 시연회'에서 자율운항을 선보인 아비커스 레저보트. <현대중공업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중공업그룹 사내벤처 1호로 설립된 아비커스가 선박 자율운항 기술로 ‘바다 위 테슬라’ 입지를 노리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앞선 기업으로 여겨지는데 아비커스는 선박분야에서 그런 위상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선박 자율운항 기술은 해상 운송업계의 인력난 해소, 휴먼 에러(인간의 실수)의 원천 제거를 통한 안전성 제고, 오염물질 저감 등이 가능한 미래 해상 모빌리티의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비커스가 세계 1위인 조선사업에 이어 현대중공업그룹 선박 자율운항 기술 선도를 이끌 수 있을까?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된 레저보트 선박을 직접 경험해봤다.

12일 인천 중구 왕산 마리나에서 아비커스의 ‘레저보트 자율운항 시연회’가 열렸다.

이번 시연회는 자율운항 레저보트가 자동으로 항로를 계획해 2.5km를 운항하면서 충돌을 회피하고 선착장에 접안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날 시연을 맡은 이준식 아비커스 소형선 자율운항 팀장이 자동차의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제어 태블릿에 출발지와 중간경유지, 목적지를 입력한 뒤 출발버튼을 누르자 레저보트는 자동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제어 태블릿에서는 출발과 속도 변환 등을 할 수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마치 자동차에서 직접 엑셀을 밟은 것처럼 지연 없이 곧바로 실행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 팀장은 “출발포인트와 웨이포인트(중간경유지), 도착포인트를 지도상에 표시하면 이를 지나는 항로를 선박이 자동으로 설정해 운항한다”며 “물론 웨이포인트 없이 장거리의 출발 및 도착포인트만 입력해도 된다”고 말했다.

아비커스 자율운항 기술에 탑재된 항해보조시스템(NAS, Navigation Assistant System)이 자율 항로설정과 운항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레저보트 우측에는 전방 카메라를 통해 전송되는 화면이 배치됐다. 이 화면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자율운항시스템이 장애물을 인식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이 화면에는 전면에 움직이는 선박, 작은 부표 등이 나타나면 빠짐없이 빨간색으로 표시가 되며 상단에 물체 이름이 떴다.

특히 일반적으로 지정된 항로를 항해하는 대형 선박에는 선박 사이 충돌 회피가, 연안을 운항하는 소형 선박에서는 부표, 어망과 같은 장애물 회피가 더욱 중요한 기술이라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아비커스는 현재까지 데이터 15만 개의 딥러닝을 통해 레저보트 자율운항시스템을 개발했다.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 딥러닝으로 정확도를 향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장] 다가오는 배 피하고 정박도 부드럽게, 아비커스 '자율운항 보트' 놀라워
▲ 아비커스 자율운항 레저보트가 조종석에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전방에 마주 오는 선박을 감지한 뒤 회피 운항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자율운항 레저보트는 두 차례 마주 오는 선박을 자동으로 회피했다.

레저보트는 마주 오는 선박을 회피한 뒤 곧바로 원래 계획했던 항로로 돌아왔고 이 과정은 탑승자가 전혀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제어 태블릿에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경로를 살짝 바꿨다가 다시 기존 목적지로 돌아가는 새로운 경로가 표시됐다.

자율운항 선박이 마주했을 때 충돌 회피에 관한 질문에 이 팀장은 “현재 기술에서도 선박 회피에는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자율운항 기준이 확실히 정립되면 (예를 들어) 우측으로 피하는 방식 등으로 규정이 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경유지를 돌아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이 팀장은 제어 태블릿에서 조이스틱을 형상화한 듯한 화면을 통해 마치 RC카를 움직이듯 레저보트를 운항하기도 했다.

자율운항 도중이라도 사람이 곧바로 조종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은 탑승자들로서는 안전 면에서 안심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레저보트는 도착지로 설정한 선착장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접안했다.

자동차도 주차가 어려운 만큼 레저보트의 접안을 자동으로 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바람과 조류 영향으로 보트가 밀리는 부분도 자동으로 제어됐다.

이 팀장은 “레저보트를 운항하는 고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접안”이라며 “특히 자동차와는 다르게 강한 바람이 보트 접안을 더욱 힘들게 하는데 자율주행선박은 이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아비커스는 소형 선박 자율운항 기술의 접안보조시스템(DAS, Docking Assistant System)을 통해 선박 스스로 접안을 할 수 있게 구현했다. 대형 선박에는 정박보조시스템(BAS, Berthing Assistant System)이 적용된다.

이날 시연회에서 운항한 레저보트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자율운항 선박 시스템 4단계 가운데 2단계(선원이 승선해 원격으로 제어하는 단계)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됐다.

국제해사기구의 기준에 따르면 자율운항 1단계는 선원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단계,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해 원격으로도 제어할 수 있는 단계, 3단계는 선원이 미승선하거나 최소인원만 승선해 원격으로도 제어하고 기관 자동화가 이뤄진 단계, 4단계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아비커스는 2020년 12월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자율운항연구실에서 독립해 설립됐다. 북미 레저보트 시장을 겨냥한 소형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상유 기자.
[현장] 다가오는 배 피하고 정박도 부드럽게, 아비커스 '자율운항 보트' 놀라워
▲ 아비커스 자율운항 레저보트가 접안보조시스템(DAS)를 활용해 선착장에 접안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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