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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공정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심사 갈등 조짐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6-05-30 14: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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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심사기간을 놓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부는 조속한 심사를, 공정위는 신중한 심사를 강조한다.

◆ 미래부 공정위, 심사기간 놓고 이견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심사를 놓고 정부부처 사이의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래부 공정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심사 갈등 조짐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공정위의 인수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데 대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26일 직접적을 불만을 보이면서 갈등의 싹이 드러났다.

최 장관은 “인수심사가 너무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정재찬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미래부는 인수심사가 조속히 결론나 결과통보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재찬 공정위원장이 26일 워크숍에서 “추가된 자료를 검토하느라 쓴 시간은 인수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심사는 법정기한인 120일을 아직 다 쓰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미래부 심사가 공정위 결론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며 “(미래부가)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 방송·통신산업 정책력 등의 검토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미래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 미래부, 업계 피로감 고려

이런 의견차가 나오는 것은 이번 인수심사에 대한 미래부와 공정위의 상이한 입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국내 정보통신산업을 주관하는 주무부처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적법성 여부와 함께 이번 일로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시장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미래부로서는 ‘인수심사가 너무 늦어져 준비해놓은 사업전략이 ’스톱‘ 됐고 중장기 투자계획마저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업계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장관이 자칫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심사 장기화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도 업계 전반의 상황을 따져야 하는 미래부 수장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인숙 가천대학교 교수는 17일 한국방송협회가 주관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방송의 공공성·공익성’ 세미나에서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사업자들과 업계가 피로감을 느끼며 신규 투자사업도 모두 ‘올스톱’ 됐다”고 지적했다.

정준희 중앙대학교 교수도 “SK텔레콤도 나름의 법률 검토 후 위험을 감수하고 CJ헬로비전 인수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막게 되면 사업자와 가입자에 대해 불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공정위, 신중론 까닭

공정위가 미래부 주장에 반박한 데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미래부 공정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심사 갈등 조짐  
▲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는 과거 국내 기업간 인수합병건을 대부분 승인해 줬다. 시장상황에 따라 인수합병에 조건을 내건 적은 있지만 시장에 큰 변화를 줄 만한 것들은 아니었다.

SK텔레콤이 2000년 신세기이동통신, 2008년 하나로통신을 인수해 덩치를 키울 때도 공정위는 이를 묵인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이번 심사에 더욱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여론이 심한 가운데 이번에도 SK텔레콤의 인수계획을 통과시킬 경우 비난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은 만만찮다. 특히 케이블TV와 IPTV(인터넷방송)라는 이종사업간 결합을 공정위가 쉽게 통과시킬 경우 비슷한 유형의 인수합병전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에서도 방송과 통신사업 인수합병에 대한 시각이 달라 공정위가 해외사례를 기준으로 삼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과 영국 규제당국은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O2와 3위 사업자인 쓰리(Three)의 결합에 제동을 걸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반대 명분인 ‘시장의 공정경쟁’ 기조를 유럽에서 강조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유료방송 사업자인 차터(Charter)와 TWC의 합병계획을 승인했다. 미국 규제당국인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컴캐스트를 견제하기 위해 덩치가 큰 2위 사업자가 필요하다고 결론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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