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해외건설업계와 GS건설 등에 따르면 GS이니마는 최근 아부다비 서부 미르파지역에 건설하는 해수담수화플랜트 프로젝트에 입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GS이니마는 이번 사업을 두고 스페인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인프라기업 악시오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아크와파워,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 등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수전력공사(EWEC)는 최근 GS이니마를 포함 4개 기업에서 사업 제안서를 받았고 구체적 기술 및 사업성 평가 과정을 거쳐 올해 4분기까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르파2 프로젝트는 수도 아부다비 도심에서 서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기존 미르파 담수발전단지 인근에 역삼투압 방식의 해수담수화 공장을 건설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EWEC는 미르파2 해수담수화플랜트로 하루 최대 36만㎥ 규모의 담수를 생산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24년 1분기까지 공장을 준공해 시운전 기간을 거친 뒤 2025년 2분기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는 일정을 짜놓고 있다.
GS이니마가 미르파2 프로젝트를 따내게 되면 오만에 이어 중동 해수담수화시장에서 두 번째 수주실적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물산업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 산하 GWM 자료를 보면 세계 해수담수화시장 규모는 올해 약 70억 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일컫는 메나지역 시장 규모가 43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GS이니마는 세계 수처리업계에서 5위 권에 드는 기업이다.
특히 해수담수화분야에서는 1967년 세계 최초로 역삼투압 기술을 적용한 담수화플랜트를 건설한 뒤 스페인과 미국, 멕시코, 칠레, 튀니지, 오만 등에서 담수화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해왔다.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일반 식수나 공업용 물을 생산해내는 기술이다.
그 가운데 역삼투압은 물 분자만 통과할 수 있는 분리막과 삼투압 현상을 활용해 바닷물에서 물을 분리시키는 방식이다. 바닷물을 끓여 증발시켜 담수를 생산하는 증발식보다 탄소배출 등 환경오염이 적어 최근 들어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GS이니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하수처리장 프로젝트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GS이니마는 사우디 수자원협력공사(SWPC)가 발주한 하수처리장(ISTP)사업 사전자격심사를 통과해 올해 하반기 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리야드 동부에 위치한 리야드이스트와 카미스 무샤이트지역에 각각 하루 처리용량 10만㎥, 5만㎥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SWPC는 2023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동지역은 지리와 기후적 특성으로 식수 등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중동 각 국가는 정부가 나서 담수화부터 공업용수, 폐수처리 등 다양한 수자원분야 인프라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GS이니마가 매출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중동지역 건설전문매체 MEED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아랍에미리트를 포함 중동지역 정부가 예산을 투입한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수자원부분은 17%를 차지했다. 전력(59%)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오트만 알 알리 EWEC 최고경영자도 미르파2 담수화플랜트사업 진행사항을 발표하면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수력발전을 늘리려는 EWEC의 비전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입찰 제안들을 받게 돼 기쁘다”며 “EWEC는 역삼투압 기술을 탑재한 저탄소 집약형 담수화시설 개발에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GS이니마의 수처리사업은 GS건설 신사업부문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간판사업이다.
GS건설은 현재 GS이니마의 국내 증시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2012년 스페인 수처리기업 이니마를 인수한 뒤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 각 지역의 현지법인을 늘려가며 몸집을 키워왔다.
GS이니마는 2021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이 2억3390만 유로(3180억 원)으로 2020년보다 6.5% 늘었다. 세전이익도 3600만 유로(489억 원)로 2020년과 비교해 4.5% 증가했다.
GS이니마는 스페인과 브라질, 미국, 멕시코, 칠레, 알제리, 모로코, 오만 등에서 수처리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2월 베트남 현지 수처리업체 인수를 마쳐 동남아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허 사장은 베트남 수처리업체 지분인수 완료를 언론에 알리면서 “수처리사업은 GS건설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대표적 친환경 사업으로 이 분야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GS그룹 오너일가 4세 경영인으로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다.
1979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한영외국어고등학교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G칼텍스정유(지금의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5년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부터 GS건설 신사업부문을 맡아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