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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편의점도 일본처럼 노년층이 주고객으로 부상할까

조은진 기자 johnjini@businesspost.co.kr 2016-05-27 07: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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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편의점도 일본처럼 노년층이 주고객으로 부상할까  
▲ 일본에서 업계 2위 편의점 '로손'(Lawson)의 한 매장에서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편의점업은 일본에서 먼저 발달했는데 국내 편의점이 성장하고 있는 속도나 방향이 일본 편의점과 닮은 점이 많다.

한국과 일본은 인구구조 등 여러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아 일본 편의점의 현재 모습에서 국내 편의점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다고 업계는 파악한다.

일본의 편의점은 현재 무엇에 집중하고 있을까?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을까?

◆ 노년층 대상 서비스 강화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업은 1인가구와 고령화 인구증가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으로 앞서 발전한 일본 편의점과 유사한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이 고공성장을 이어가면서 가정간편식과 디저트 등의 상품군은 일본과 유사한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편의점이 국내보다 눈에 띄게 앞서나가고 있는 점은 노년층(시니어)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강화다.

노년층은 대형마트나 약국 등 전문시설보다 집과 가까운 편의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일본에서 노년층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에서 편의점업계 2위인 ‘로손’은 위즈넷과 손잡고 간병상담인이 상주하는 ‘간호 로손’ 매장을 선보였다. 이들은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해주고 약품 상담도 진행한다.

일본 1위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늘어나는 노년층 고객을 대응하기 위해 50대 이상 점원의 수를 점차 늘리고 있다.

일본 편의점업계 3위인 패밀리마트는 최근 염분과 단백질 등 식사제한이 필요한 소비자용으로 적합한 90개의 의약품을 갖춘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 패밀리마트 이용고객 가운데 50대 이상은 30%를 넘는다.

패밀리마트는 가정에서 간단하게 재배할 수 있는 야채 재배용 작은 화분을 자페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한다. 이 상품은 집에서 소규모로 식물을 가꾸는 일을 소일거리 삼는 노년층을 겨냥했다.

◆ 일본도 배송경쟁 치열해

일본 편의점은 주요 고객층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이 새롭게 자리를 잡으면서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편의점도 일본처럼 노년층이 주고객으로 부상할까  
▲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배송에 이용하는 초소형 전기자동차 '콤스'.
세븐일레븐이 최근 대량으로 도시락이나 식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편의점업계 배달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배달은 초소형 전기자동차 '콤스'와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대량배송은 택배사업자를 활용한다.

세븐일레븐은 법인대상의 대량 식품택배를 수도권 600여 개 점포에서 시작한 데 이어 8월까지 전국의 1만4천여 개의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량취급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도 얻으려는 전략인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식사 택배서비스 ‘세븐밀’을 2000년 시작했는데 지난해 매출이 450억 엔(약 4614억 원)으로 2년 전보다 80% 늘었다. 배송서비스 전용가입 고객만 60만 명이 넘는다.

일본 3위 편의점인 패밀리마트는 일본 우정그룹(우체국)과 손잡고 배송서비스를 해외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제품을 구입한 뒤 본국의 패밀리마트 점포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패밀리마트는 일본에 약 1만2천 개, 해외에 6천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매장을 수하물 취급의 거점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일본에서 해외까지 물류는 일본우정그룹이 담당한다. 일본 편의점들은 국내 택배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는데 해외로 확장하는 것은 패밀리마트가 처음이다.

패밀리마트는 올해 안에 매장 3천 개가 있는 대만을 시작으로 태국과 중국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 국내와 차이점은?

일본 편의점은 배송이 가능한 품목이 국내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는 매장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균 점당매출도 일본이 한국 편의점보다 3~4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편의점은 규모가 큰 만큼 5명 안팎의 직원이 한 타임에 근무하기도 하고 매장 구성상품이 한국보다 훨씬 많다. 일본의 1인당 편의점 방문회수 역시 연간 126회로 한국의 61회와 비교해 2배 수준이다.

  한국편의점도 일본처럼 노년층이 주고객으로 부상할까  
▲ 일본 편의점에서 노인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는 모습.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을 대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뀐다면 국내 편의점 매출규모 역시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편의점은 24시간운영이라는 장점을 무기로 다른 유통업체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서비스들을 적용하면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이 상품군과 서비스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점당 매출을 늘리더라도 일본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편의점은 점포 밀도 면에서 이미 일본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일본은 인구가 1억2천만 명 수준으로 편의점 점포당 인구수는 2400명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5100만 명인데 편의점 점포당 인구수는 1960명이다.

CU와 GS리테일 등 편의점업계에 출점 경쟁은 지속되고 있어 점포수는 결국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대브랜드가 아닌 같은 브랜드의 사이의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동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 편의점은 가동률(인프라 대비 실제 매출 비율) 상승에 발맞춰 점진적 점포 확장을 통해 성장했다"며 "반면 국내 편의점은 점포 확장 뒤 가동률 상승을 기다리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획기적인 서비스 제안 등 질적인 성장없이 무조건적 점포 확장에 열을 올린다면 국내 편의점 산업은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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