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CEO 삼성SDI와 배터리 협력 강조, “전기차 적자생존 시대”

▲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비즈니스포스트]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적자생존’의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고하며 삼성SDI와 협력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텔란티스가 삼성SDI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공장을 설립해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확보하는 일과 같은 노력이 중장기 경쟁력에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오토뉴스는 현지시각으로 29일 타바레스 CEO와 인터뷰를 통해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부족 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전략과 중장기 사업 계획에 관련해 보도했다.

전기차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는 세계 자동차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공급사와 장기 계약을 맺거나 합작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오토뉴스에 따르면 이미 북미에서만 12곳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건설되거나 추진되고 있는데 스텔란티스도 LG에너지솔루션 및 삼성SDI와 협력해 2곳의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타바레스 CEO는 스텔란티스의 이런 노력이 전기차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라며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및 관련된 소재 수급에 더욱 변수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기업들이 리스크를 안게 됐다는 것이다.

타바레스 CEO는 “우리는 지금 전기차시장에서 적자생존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며 적응하는 기업들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2024년 또는 2025년부터 공급 부족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7년 이후에는 배터리 소재 품귀현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타바레스 CEO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친환경차 중심 산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와 관련한 공급망을 구축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동차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의식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경쟁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스텔란티스가 최근 삼성SDI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주에 25억 달러(약 3조1천억 원)을 투자하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 생산공장 설립을 발표한 점도 이런 노력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타바레스 CEO는 삼성SDI와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합작공장 설립은 자동차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의 중장기 전기차 사업 전략에 삼성SDI와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에서 신형 배터리셀 및 모듈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지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자동차공장에 배터리 공급을 담당하기 위한 목적이다.

타바레스 CEO는 배터리공장 투자와 관련해 “우리가 그동안 자동차사업에서 진행해왔던 일과 매우 다르고 복잡하다”며 “기술과 생산 공정, 소재와 장비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생산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SDI의 전문성이 합작공장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삼성SDI 합작공장과 마찬가지로 현지에 있는 스텔란티스 자동차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다.

타바레스 CEO는 오토뉴스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이 매우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역 경제와 인력 양성에도 기여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