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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글로벌 5월 공모주 잔혹사 못 피해, 상장 준비 컬리와 쓱닷컴 긴장

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 2022-05-20 16: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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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다음주(5월23일~27일) 공모주시장에 출격하는 청담글로벌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공모가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청담글로벌도 최근 이어진 공모주 잔혹사를 피하지 못한 셈인데 향후 증시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청담글로벌의 기업공개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청담글로벌 5월 공모주 잔혹사 못 피해, 상장 준비 컬리와 쓱닷컴 긴장
▲ 청담글로벌 로고.

이커머스 플랫폼인 청담글로벌을 향한 시장의 반응은 올해 증시 입성을 노리는 컬리 등 이커머스 기업이 향후 상장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청담글로벌은 공모가를 6천 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기존에 제시한 희망범위 8400원~9600원과 비교하면 30.0%~37.5% 낮은 수준이다.

17일과 18일에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영향이다.

청담글로벌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수요예측에는 176곳의 기관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무려 75%에 이르는 132개의 기관이 희망범위 최하단인 8400원 미만을 적정 공모가로 제시했다.

의무보유 확약을 내건 기관은 단 4곳 뿐이었고 경쟁률 역시 24.79대 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참혹한 결과를 받아든 기업이 속출하며 공모주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청담글로벌 역시 칼바람을 피하지는 못했다.

5월에만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무려 3곳의 기업이 상장철회를 결정하면서 공모주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등도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대명에너지가 재수 끝에 16일 증시에 입성했고 보로노이가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올해들어 기업공개를 철회한 사례는 무려 6건에 이른다.

다만 수요예측 부진이 상장철회로 이어진 앞선 사례와는 달리 청담글로벌은 상장 완주를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모가를 시장 눈높이에 맞게 낮춘 뒤 기업공개를 강행하기로 했다.

비우호적 시장환경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최석주 청담글로벌 대표이사는 "청담글로벌은 자금력이 확보되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해 성장동력을 만들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청담글로벌은 2017년 11월 설립된 이커머스 유통 플랫폼회사다.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중국의 징동닷컴(JD.com), 알리바바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국내 뷰티 브랜드 제품을 공급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청담글로벌의 최근 3년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 370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770억 원, 2021년 1443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억 원에서 37억 원, 97억 원으로 뛰었다. 

설립 4년여 만에 1천억 원 이상의 연간 매출, 1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거듭났다.

청담글로벌은 설립 초창기에는 국내 뷰티브랜드에 집중했지만 취급 브랜드 및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2019년까지는 국내 뷰티브랜드 매출 비중이 100%에 이르렀지만 2020년부터는 에스티로더, 랑콤, 조말론 등 글로벌 브랜드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2021년에는 전체 매출 가운데 무려 85.5%가 글로벌 브랜드에서 발생했다.

이에 더해 청담글로벌은 2021년 6월 코스메틱 이커머스 플랫폼 ‘바이슈코(Bysuco)’를 내놓고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납품하던 뷰티제품을 바이슈코를 통해 직접 국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게 된 것이다. 

청담글로벌은 올해 안에 소형가전과 패션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품 카테고리 다각화와 채널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청담글로벌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이번 기업공개 과정은 올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컬리 등 이커머스 기업을 향한 시장의 온도를 예측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담글로벌이 이커머스 기업으로 인정받고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된다면 향후 증시에 입성하는 이커머스 업체들도 후한 평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공모청약이나 상장 뒤 주가흐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이커머스 투자심리 반전의 기틀이 될 수도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3월28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한국거래소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쓱닷컴(SSG.COM) 역시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쓱닷컴(SSG.COM)의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청담글로벌은 24~25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6월3일 상장 예정이며 대표주관사는 KB증권, 공동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청담글로벌은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기술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박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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