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5-13 11:20:38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HLB(에이치엘비)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이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진출을 추진한다.
리보세라닙이 임상에서 간암 치료제로 효능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출시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 중국에서 판매되는 리보세라닙(제품이름 아파티닙). <항서제약>
13일 HLB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최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리보세라닙과 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시판허가 신청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접수했다”며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신약 판매를 위한 소통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리보세라닙은 암의 신생혈관생성을 억제(VEGFR-2는 저해)하는 표적항암제로 HLB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항서제약은 중국에서 리보세라닙을 말기 위암 치료제로 판매하는 한편 자체 면역관문(PD-1) 억제제 캄렐리주맙과 함께 간암 1차 치료제로 상용화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해왔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임상3상은 세계 13개 국가에서 절제 불가능한 간암 또는 전이성 간암 환자 54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최근 결과가 도출됐다.
항서제약은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간암 1차 치료제로서 말기 간세포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현저히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임상3상에서 설정된 1차 유효성 지표가 모두 충족돼 임상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신약 판매허가를 내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근거가 마련됐다고도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미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상당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에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연간 비용은 각각 6만 위안(8810달러), 5만 위안(737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평가된다.
제약전문매체 피어스파마는 “미국의 다른 PD-1억제제는 연간 비용이 15만 달러에 이른다”며 “업계 전문가들이 중국산 PD-1/PD-L1 억제제에 대해 예상했듯 항서제약은 더 낮은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항서제약이 리보세라닙을 미국에 선보이는 데 성공할 경우 HLB의 신약 매출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HLB는 항서제약의 리보세라닙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리보세라닙은 간암 대상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이외에도 다양한 암종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HLB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현재 말기 위암을 적응증으로 리보세라닙 임상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약허가신청(NDA)을 계획하는 중이다. 선양낭성암에 대한 임상2상 종료 후 임상3상 없이 신약허가신청을 내기 위해 신속 프로그램 신청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HLB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앞으로 1년 안에 적응증 최소 2건에 대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신약허가신청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HLB 관계자는 “간암은 암종 중 6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한편 평균 생존율이 35% 정도에 불과해 혁신 항암신약의 빠른 개발이 절실한 분야다"며 "말기 위암 대상 신약허가신청을 준비하며 리보세라닙에 대한 제조품질관리(CMC) 준비를 상당 부분 진행한 만큼 신약생산 인프라를 조속히 갖춰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는 즉시 세계 환자들에게 빠르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