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신세계 통합멤버십 출범 임박, '소문난 잔치' 들여다 보니

▲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 '스마일클럽'이 5월12일 론칭한다. < SSG닷컴 >

[비즈니스포스트]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G마켓, 옥션 운영)의 통합멤버십이 곧 출범합니다.

애초 4월27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알 수 없는 내부 사정’으로 그 시기가 2주 정도 밀렸습니다. 12일에는 꼭 출시한다고 하니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SSG닷컴의 통합멤버십 이름은 ‘스마일클럽’입니다. 지마켓글로벌이 기존부터 운영하던 유료멤버십 이름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이커머스업계 최초의 유료멤버십인 만큼 그 전통을 살려 좋은 것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커 보입니다.

신세계그룹이 통합멤버십 출범을 알리며 내놓은 보도자료를 봐도 스마일클럽에 거는 기대는 남다릅니다.

신세계그룹은 “디지털 신세계의 첫 발로 일상에 필요한 VIP급 혜택을 한 곳에 모았다”며 “신세계그룹이 강조해온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 구축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 출범을 앞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우선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잠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 멤버십은 SSG닷컴을 통해서도, 지마켓글로벌을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가입 경로가 ‘이원화’ 돼 있다는 뜻이죠. 다만 어떤 경로를 통해 가입하느냐에 세부 혜택이 조금 달라집니다.

물론 어떤 경로를 통해 가입해도 받을 수 있는 ‘공통혜택’이 있습니다. 하지만 SSG닷컴을 통해 가입해야만 주는, 혹은 지마켓글로벌을 통해 가입해야만 주는 ‘전용혜택’은 따로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공통혜택으로는 장보기 상품 구매 시 5% 적립, G마켓·옥션의 자체배송 상품인 스마일배송 이용 시 무료배송 자동 적용 등이 있죠.

전용혜택으로는 SSG닷컴의 경우 장보기 무료배송 쿠폰 1장과 10% 할인쿠폰 1장이 제공됩니다. 지마켓글로벌의 경우 연간 이용료를 초과하는 멤버십 포인트 3만5천 점을 지급하죠.

SSG닷컴을 통해 가입하면 월 3900원을 내야 하는 ‘월회원’이 되며 지마켓글로벌을 통해 가입하면 연 3만 원을 내야 하는 ‘연회원’이 된다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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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그룹 통합멤버십 '스마일클럽'의 전반적 혜택 내용. <신세계그룹>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고객들의 반응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SSG닷컴을 애용하던 소비자들이 통합멤버십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SSG닷컴이 기존에 운용하던 회원등급제를 보면 고객 불만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SSG닷컴은 기존 VIP회원에게 10% 할인쿠폰 3장, 7% 할인쿠폰 3장, 5% 할인쿠폰 3장을 제공했습니다. 무료배송 쿠폰도 3장이나 줬죠.

골드회원도 10% 할인쿠폰 1장, 7% 할인쿠폰 3장, 5% 할인쿠폰 3장, 무료배송 쿠폰 2장 등으로 받는 혜택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릅니다.

SSG닷컴이 12일부터 내놓는 스마일클럽은 △장보기 상품 5% 적립 △장보기 상품 10% 할인쿠폰 1장 △장보기 제외한 상품 10% 할인쿠폰 1장, 5% 할인쿠폰 3장 △무료배송 쿠폰 1장 등을 제공합니다.

5% 적립 혜택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할인쿠폰 제공에서는 혜택이 줄어들었다고 느낄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심지어 SSG닷컴을 통해 스마일클럽에 가입하면 매달 3900원을 유료로 결제해야 한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소비자들의 불만에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시각을 180도 바꿔 보면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기존 등급제도에서 VIP나 골드 등급에 오르려면 3달 동안 꾸준히 이용 실적을 쌓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월 3900원만 내면 최근 실적과 관계없이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죠.

신세계그룹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새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SSG닷컴의 기존 등급제도를 변경해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5개의 등급 가운데 하위 3개 등급을 통합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SSG닷컴을 애용해왔던 고객들에게 한정해보면 새 멤버십의 등장은 할인쿠폰이 무료에서 유료로 바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G마켓과 옥션 등 지마켓글로벌을 통해 스마일클럽에 가입해도 일부 혜택이 축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마켓이 4월27일 고객센터의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한 표를 살펴보면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들은 멤버십 이용 첫 달에 무료이용 캐시 2천 원을 지급받았지만 앞으로는 이 혜택이 폐지됩니다. 일반상품 구매 시 0.3%를 적립하는 혜택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백브리핑] 신세계 통합멤버십 출범 임박, '소문난 잔치' 들여다 보니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

대신 스타벅스 음료 사이즈업 2회 무료 쿠폰과 스타벅스 상품 전용딜 쿠폰,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권 3달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이 추가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음료 사이즈업 가격이 1회당 500원이라는 점,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 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혜택이 ‘대폭 강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볼 때 신세계그룹이 추구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의 첫 단추와 같은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은 기대에 '2%' 부족하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SSG닷컴의 경우 유료멤버십 서비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가야할 길이 멀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로켓와우는 2021년 말 기준으로 회원 90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월 4990원의 가격에 쿠팡플레이와 같은 전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제공할뿐 아니라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쿠팡프레시를 배송료 없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네이버의 유료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도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회원 700만 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고객별로 선택에 따라 매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준다든지 네이버 영화 플랫폼인 시리즈온에서 2만 원 상당의 영화를 1편 무료로 제공한다든지 하는 혜택도 다양한 편입니다.

이들과 비교해 SSG닷컴은 회원 수도 300만 명+∝(알파) 수준으로 적은 데다 제공하는 혜택의 수준도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파격적 내용이 아니다 보니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물론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통합멤버십 서비스 출시 이후 단계적으로 혜택 범위를 확대할 것이다”며 “연말까지 온오프라인 채널 혜택을 폭넓게 추가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확장형’ 멤버십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복안을 세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첫 단추’가 실망스러울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성될 옷 또한 별로일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신세계그룹이 통합멤버십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