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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피찌꺼기 재활용사업 나용훈, "'커피숯' 사업 파트너 찾아요"

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 2022-04-29 16: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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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커피. 국내 1인당 평균 커피 소비량은 연 353잔으로 세계 평균(130잔)의 3배에 이른다.

커피를 내릴 때 원두의 0.2%만 사용되고 나머지 99.8%가 커피 찌꺼기로 나온다고 한다. 커피 찌꺼기를 소각하면 1톤당 탄소 338kg이 발생한다. 매립해도 분해되면서 토양을 오염시킨다.
  
[인터뷰] 커피찌꺼기 재활용사업 나용훈, "'커피숯' 사업 파트너 찾아요"
▲ 나용훈 도시광부 대표.

도시광부는 이처럼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에서 탄소를 추출해 공기중 불순물을 걸러내는 기능성 흡착소재를 만드는 소셜벤처다. 소셜벤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가가 설립한 회사나 조직을 뜻한다.

28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엠플러스에서 도시광부를 이끌고 있는 나용훈 대표를 만났다.

서울시가 개관한 서울창업허브엠플러스는 지난해 말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여러 방식으로 선정된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 도시광부는 어떨까.

나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몇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도 버텨내고 있다”며 “매출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직원 월급이 밀린 적도 없다”며 웃어보였다.

도시광부는 헬스케어 분야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나 대표는 “식용 숯가루 파우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 올해 우선적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른바 식용 숯가루(활성탄)은 산소뿐 아니라 중금속 등과 흡착이 잘되기 때문에 독소제거·배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커피 찌꺼기 등 에서 뽑아낸 탄소를 가공해 만든다. 먹을 수 없는 일반 숯이나 식품첨가제용 숯가루 등과 완전히 다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식용 숯가루가 건강식품으로 분류돼 캡슐, 분말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치아미백이나 스켈링 용도로도 사용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식용 숯가루가 의약품으로 분류돼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친다.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작은 기업이 이러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 대표는 “환경을 우선시하는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도시광부는 모두 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친환경 흡착제를 만들어 기업이나 공장 등에 판매하는 것이 주요 수익원이다. 기업의 수요에 맞춘 제품을 제작·공급하거나 기술을 제공한다.

나 대표는 고려대학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일반기업 등을 거친 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약 5년간 근무하며 친환경소재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하루는 카페에서 커피 찌꺼기를 가져가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탈취제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며 “커피 찌꺼기의 실제 탈취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변형이나 가공을 거치면 탈취제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후 연구를 거쳐 커피 찌꺼기를 가공해 흡착력이 뛰어난 기능성 흡착소재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터뷰] 커피찌꺼기 재활용사업 나용훈, "'커피숯' 사업 파트너 찾아요"
▲ 나용훈 도시광부 대표가 28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엠플러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 대표는 “흡착소재를 활용할 수 있고 사람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커피 찌꺼기로 만든 '커피숯' 제품을 국내 처음으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음식점 등에서 고기를 굽는 숯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여러 규제로 커피숯의 상품화가 여의치 않게 돼 이 사업을 초반에 접어야 했다. 이에 흡착력이 우수한 탈취제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커피 찌꺼기는 생활폐기물로 취급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됐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이 적용돼 별도 허가를 받거나 등록된 업체만 수거·처리할 수 있어 재활용이 어려웠다.

다행히 환경부는 올해 3월 커피 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폐기물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하는 순환자원 인정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유해성이 적고 자원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물질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도시광부가 커피숯 사업을 6년여 만에 본격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만 나 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인터뷰] 커피찌꺼기 재활용사업 나용훈, "'커피숯' 사업 파트너 찾아요"
▲ 커피 찌꺼기로 만든 숯가루 제품 이미지. <도시광부>

나 대표는 “처음 커피숯 제품을 개발했을 때와 비교해 제조비용, 사업환경 등이 크게 변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시광부는 흡착소재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내에 20건 가까운 특허기술을 등록했으며 해외 출원에도 나서고 있다.

기술 활용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도시광부는 지난해 LG생활건강과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활성탄을 각종 생활용품과 화장품에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자동차기업과 에어컨 필터 개발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은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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