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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룡' 왜 한국 모바일게임사 노리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6-30 21: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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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공룡' 왜 한국 모바일게임사 노리나  
▲ 마화텅 텐센트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오른쪽)

중국 IT공룡들이 쓰나미처럼 국내로 몰려오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가 그들이다.

이 공룡들이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 사냥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게임사를 사들여 글로벌 모바일 패권을 쥐기 위한 토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두렵다고 말한 대상들이다. 이해진 의장은 “거대한 시장을 발판으로 해외로 뻗어나가는 중국기업들이 가장 두렵다”며 “국경 없는 인터넷시장에서 이들과 어떻게 싸워나갈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텐센트와 바이두의 시가총액은 각각 140조 원과 63조 원이다. 아직 상장하지 않은 알리바바는 추정치만 170조 원에서 222조 원에 이른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5조 원이다. 네이버에 비하면 한 마디로 ‘공룡’이다.

세 기업은 모두 모바일게임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다. 그러면서 세 기업이 주목한 곳이 바로 국내 게임개발사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3대 IT ‘공룡’들이 한국 IT업계를 대상으로 인수합병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세 기업이 밝히거나 작업이 끝난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 33건에 들어간 돈만 해도 약 10조6522억 원이다. 이 가운데 상당한 자금이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에 흘러 들어갔다는 뜻이다.

◆ 한국 모바일게임회사 사냥 나선 중국 3대 IT공룡

텐센트가 먼저 시동을 걸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지난해 5월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컨퍼런스(GMIC) 2013’에서 “모바일게임은 위챗 상업화의 최대 돌파구”라고 말했다. 위챗은 텐센트에서 운영하는 모바일메신저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올해 초 사용자 수 4억 명을 넘긴 초대형 히트작이다.

마화텅은 한 걸음 나아가 위챗의 수많은 사용자들과 게임을 결합해 수익을 만드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모바일 인터넷은 이미 인체기관과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익숙해진 모바일게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모바일게임 인수합병과 지분투자에 관련해 “텐센트는 여러 기업과 함께 모바일게임 플랫폼에서 더 많은 협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지난해 8월 위챗에 기반한 모바일게임 전용 플랫폼을 만든 뒤 총 8개의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출시 10개월 만에 3억2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텐센트 관계자는 “텐센트의 중국 모바일게임 이용자 점유율은 90%가 되는 셈”이라며 “올해 1분기에 텐센트가 모바일게임으로만 거둔 매출이 3억 달러다”고 말했다.

텐센트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앞서 나가자 라이벌인 알리바바와 바이두도 참전을 선언했다.

알리바바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게임사업에 손을 대지 않았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게임은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게임사업 진출을 꺼렸다.

그러나 류춘닝 알리바바 디지털엔터테인먼트사업부 총재가 지난 1월9일 중국 모바일게임산업 연례회의에서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금기를 깼다.

바이두도 지난해 7월 모바일 오픈마켓 ‘91와이어리스’를 인수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 기업이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를 나서면서 국내 게임업계엔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에만 6150억 원을 국내 게임개발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도 올해부터 투자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공룡' 왜 한국 모바일게임사 노리나  
▲ 마화텅 텐센트 회장

◆ 3인3색의 게임회사 인수합병 전략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는 모두 국내 모바일게임을 확보해 중국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각자 선택한 방법은 다르다.

텐센트는 CJ게임즈 지분을 사들이는 등 게임개발사에 직접 투자해 빠르게 인기 게임을 확보했다. 알리바바는 한국지사를 설립한 뒤 소규모 게임개발사를 지원하는 쪽을 선택했다. 바이두는 상대적으로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정부가 주최한 게임행사에 참가하는 등 국내 게임개발사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텐센트는 세 기업 중 가장 빨리 국내 게임개발사와 손을 잡았다. 지난 3월26일 CJE&M 넷마블 게임 부문 자회사인 CJ게임즈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지분 28%를 확보해 3대주주로 올라섰다.

CJ게임즈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 등 인기 게임을 내세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했다. 텐센트는 CJ게임즈의 대주주가 되면서 이미 한국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모바일게임을 중국에 바로 출시할 수 있는 장점을 얻었다.

마크 런 텐센트그룹 사업총괄 사장은 투자발표회 당시 “CJ게임즈는 질좋은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CJ게임즈의 중국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지난 4월16일 CJ게임즈의 대표 모바일게임인 ‘몬스터 길들이기’를 위챗 게임플랫폼을 통해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 중국 앱스토어 어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3위에 올랐다. 3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도 10위권 안팎의 순위를 유지하며 안정적 매출을 내고 있다. 텐센트는 다음달 ‘모두의 마블’을 출시한다.

텐센트는 중소기업청과 협력해 지난 19일 서울에서 ‘텐센트 모바일게임 로드쇼’를 열어 국내 모바일게임사 30개를 상대로 투자방안을 설명하기도 했다. 펭 루 텐센트 모바일사업총괄 부사장은 “텐센트는 방대한 이용자를 (게임에) 연결시킬 수 있다”며 “중국 최대 IT기업으로서 많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술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텐센트는 현재 행사에 참여했던 5개 기업과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를 놓고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중국 IT기업이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 주로 선택했던 지사설립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지난 4월 가칭 ‘알리바바게임 코리아’라는 한국지사를 만들어 게임개발사와 접촉에 나서고 있다.

초대 지사장은 텐센트 한국지사인 ‘텐센트 코리아’에서 모바일게임 사업을 총괄한 황매영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라이벌인 텐센트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모바일게임 분야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규모는 작으나 수익성 높은 게임을 내놓은 개발사와 손을 잡았다. 알리바바 한국지사는 지난 4월 ‘아이러브커피’로 유명한 파티게임즈 및 ‘블레이드’를 내놓은 네시삼십삼분과 제휴했다. 양쪽 다 알리바바의 온라인쇼핑 앱인 ‘타오바오’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는 “앞으로 경쟁력이 보이는 파트너를 선택해 선점효과를 노리겠다”며 “알리바바의 쇼핑 앱을 통해 게임을 다운로드받는 방식이 잘 자리 잡는다면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비해 아직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 대신 전통적 방식인 국내 게임 퍼블리싱에 좀 더 주력하고 있다. 이 역할은 2011년 설립한 바이두 자회사 ‘바이두 두오쿠’가 주로 담당하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ITS 게임 2014’ 행사에 참여하는 등 한국 모바일게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바이두도 이른 시일 내 한국 모바일게임사 인수합병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공룡' 왜 한국 모바일게임사 노리나  
▲ 마윈 알리바바 회장

◆ 하필이면 왜 한국 모바일게임일까


중국 온라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중국 IT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모바일 시장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 3대 IT기업은 그중 가장 수익이 높은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그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지난해 규모는 1조4천억 원이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45% 성장한 3조6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 스티븐 마 텐센트그룹 부총재도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모바일게임 인구는 약 3억 명이다”며 “올해 말까지 최대 5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 기업에게 모바일게임 시장 호황기를 경험한 한국 게임회사는 매력적 투자 대상이다. 모바일게임 관련 기술력이 뛰어난 데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 왕 텐센트 부사장은 “한국 모바일게임 기술력은 중국에서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며 “빠른 콘텐츠 수급을 위해서 한국 모바일 게임사들을 원한다”고 밝혔다.

일부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아직 ‘킬러 콘텐츠’를 모방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고려해 세 공룡이 그 대안으로 국내 게임회사를 찾고 있다고 분석한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및 바이두는 모두 모바일게임을 내놓을 대형 콘텐츠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유행을 선도하고 꾸준히 수익을 낼 게임을 중국 안에서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회사의 한 개발자는 “중국 모바일게임 개발사는 아직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 등에서 노하우가 부족하다”며 “세 기업이 한국게임을 가져가서 보고 배우려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획자는 “중국기업과 게임 유통을 계약할 때 한 달만 주면 이 게임을 베낄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얻는 게 무엇이냐고 묻는 경우도 있었다”며 “어떻게 해야 팔릴 수 있는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만든 온라인게임이 중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세 공룡이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에 관심을 쏟게 하는 요인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매출 9조9천억 원 중 게임에서 53%의 수익을 올렸다. 이를 뒷받침한 게임이 국내 게임개발사가 만든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다.

스마일게이트가 만든 크로스파이어는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아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이 게임은 지난해 총매출 9억5700만 달러로 전 세계 부분유료화 게임시장 1위를 차지했다. 네오플이 제작한 던전앤파이터도 텐센트가 유통하면서 지난해 4억2600만 달러의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한국 온라인게임 성공을 모바일게임으로 이어가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도 이 점에 주목해 한국 게임개발사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좋은 게임을 확보해 성공하는 쪽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선점한다는 논리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중국 3대 기업이 한국 모바일게임을 두고 벌이는 경쟁은 누가 먼저 자신들이 확보한 게임을 중국시장에서 성공시키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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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ccob
기사 잘 봤습니다~   (2014-09-01 07:4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