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우리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다시 추진한다. 

새 정부에서 사전 협의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내년 9월에 최종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세계국채지수 편입 재추진, 이르면 내년 9월 편입 가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21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들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취재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로 보면 세계 10대 강국으로서 WGBI에 가입할 여건이 충분히 조성됐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채 시장 발전이나 외화자금 유출입 상황을 고려할 때 WGBI 편입이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다”며 “다음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편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추종 자금은 2조5천억 달러(약 3118조5천억 원)에 이른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0대 국가 가운데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 둘뿐이다.

우리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외국계 추종 자금이 국채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국채의 위상으로 원화 채권에 디스카운트(저평가)가 발생한다”며 “경제력이 매우 크고 채권 신인도가 높은데도 WGBI에 가입이 안 됐다는 이유로 금리가 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WGBI에 가입하면 채권 발행 금리가 낮아지고 외화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는 등의 이점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WGBI 편입을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발행 잔액 500억 달러(액면가 기준) 이상, 신용등급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A- 이상 등 정량 조건을 이미 충족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평가하는 정성 조건은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또 정부가 편입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편입까지 1~2년이 소요된다.

먼저 WGBI를 관리하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와 협의를 거쳐 관찰대상국 목록에 포함돼야 한다.

FTSE는 정책상 변화에 따른 시장 접근성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고 관찰대상국 목록을 조정하는데 보통 6개월 이상 검토하고 해마다 9월 열리는 연례심사에서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홍 부총리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FTSE와 사전협의를 진행한다고 하면 이르면 올해 9월 관찰대상국에 포함되고 내년 9월 최종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