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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가격 인상에 LFP 배터리 차종은 제외, 한국 배터리업체에 불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4-08 14: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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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가격 인상에 LFP 배터리 차종은 제외, 한국 배터리업체에 불리
▲ 테슬라 전기차 '모델3'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모델3’ 가격을 한 차례 더 인상했다. 하지만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가격은 유지했다.

이처럼 중국업체들이 주도하는 LFP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이 갈수록 전기차시장에서 주목받는다면 니켈 기반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8일 친환경에너지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주력차종인 모델3 가격을 또 인상했다. 최근 한 달 동안 3차례에 걸쳐 판매가격을 높인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니켈 기반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종의 가격을 1천 달러 이상 높이고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량 가격은 기존과 같이 유지하며 처음으로 배터리 종류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했다.

니켈의 사용 비중이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주로 삼원계 배터리로 불리며 한국과 일본 배터리업체들이 주로 생산한다. LFP 배터리는 대부분 중국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종류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계속된 니켈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배터리 원가가 상승한 데 따른 조치가 유력하다.

니켈 가격은 2020년에 연간 18%, 2021년 연간 25%의 상승폭을 보였는데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약 62%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가파른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과 경제제재 영향으로 니켈을 수출하기 어려워지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져 가격 상승에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튬 등 다른 배터리 원재료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지만 LFP 배터리는 근본적으로 NCM 배터리보다 저렴하고 생산성도 높아 가격 경쟁력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이런 상황에 대응해 배터리 종류에 따른 가격 인상폭에 차이를 두기 시작한 것은 다른 전기차기업에도 중요한 선례로 남을 공산이 크다.

NCM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는 앞으로 가격을 더 활발하게 인상할 수밖에 없는 만큼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 확대를 적극 추진할 만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 역시 앞으로 출시하는 전기차에 NCM 대신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선언하며 전략을 바꿔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만큼 니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LFP 배터리 중심으로 사업 전환은 전기차업체에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테슬라 가격 인상에 LFP 배터리 차종은 제외, 한국 배터리업체에 불리
▲ 중국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이미지.
결국 중국 CATL이나 BYD 등 LFP 배터리로 글로벌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가 한국과 일본 배터리업체들의 공급을 대체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 키우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도 뒤늦게 LFP 배터리 생산 확대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생산과 공급 체계를 갖춰내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전기차 고객사들이 LFP 배터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한국 배터리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와 비교해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는 기술적 약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CATL이 3월 말 공개한 신형 LFP배터리는 주행거리를 최신 NCM 배터리와 맞먹는 수준으로 높였기 때문에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충분히 맞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다만 테슬라와 같은 주요 전기차기업이 한동안 NCM 배터리에 의존해 온 만큼 단기간에 LFP 배터리로 전환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협력해 대규모 배터리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데 이어 포드와 GM 등 자동차기업도 한국 배터리업체와 합작공장을 설립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다.

다만 CATL이 연말부터 유럽에서 첫 해외 공장 가동을 앞둔 데 이어 미국에도 대규모 배터리공장 투자를 검토하는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결국 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이 니켈의 사용 비중을 낮추는 배터리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거나 배터리 원가를 절감하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테슬라가 니켈 가격 상승에 따라 모델3 이외에 NCM 배터리를 탑재한 다른 차량 모델의 가격도 일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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