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은 17일 열린 삼성엔지니어링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핵심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로 친환경 신사업의 가속화를 꼽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주총에서 환경공학 석·박사 학위를 보유한 환경 전문가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최정현 교수는 사외이사인 만큼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소플랜트 사업 등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산업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문 역할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분야는 다른 산업과 달리 정부 주도의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다. 최 교수는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등 행정분야 경험과 네트워크도 갖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 등 탄소중립 관련 신사업 △수처리시설 등 그린인프라 △에너지 효율화 등 크게 세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수처리 등 환경플랜트분야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미 국내와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시설을 운영해온 경험이 있다.
하지만 수소와 탄소중립분야는 그야말로 이제 막 기술 확보와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고 있는 단계다.
최 사장은 지난해 친환경 신사업 육성을 위해 처음으로 벤처투자펀드에 출자한 데 이어 올해도 수소플랜트 등 관련 신사업분야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시설투자 등 일상적 투자활동 외 약 1500억 원의 사업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수소플랜트 등 신사업분야 투자금은 780억 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설계자동화 등 스마트시스템분야에 투입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신규 수주실적 7조 원을 내며 연간목표를 1조 원이나 초과 달성했다.
최 사장이 힘을 실은 기본설계 연계 수주전략도 성과를 내면서 영업이익 역시 9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2020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39.3%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 등 주력 해외시장 발주환경이 밝아 수주실적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신사업 투자에 더욱 힘이 실을 수 있는 여력이 갖취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청정수소와 그린암모니아 등 탄소중립 분야에서 국내와 해외 기술제휴, 업무협약과 투자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며 “친환경사업은 당장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보다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지속적 투자로 역량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말레이시아 SEDC에너지와 손잡고 청정수소 프로젝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과 협업하고 있는데 현재는 사업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이번 사업을 통해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 한 해 그린수소 7천톤, 그린암모니아 63만톤, 블루암모니아 60만톤, 그린메탄올 46만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 밖에도 삼성엔지니어링은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및 정부산하 연구기관, 대학들로 구성한 컨소시엄에 합류해 암모니아 바탕으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플랜트를 개발하는 국책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 사장은 이와 관련해 “국내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의미있는 사업에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보유한 협력사들이 힘을 합치게 됐다”며 “이번 국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청정암모니아와 청정수소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2021년 6월에는 글로벌 에너지기술기업 베이커휴즈와 탄소중립과 수소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베이커휴즈는 수소 생산과 운송에 필요한 수소 터빈과 압축기, 탄소포집기술 등을 보유한 회사로 탄소 저장소 건설 및 운영 관련 기술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부터 국내 에너지기술평가원,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정부 등과 수소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수소 관련 신사업이 점차 가시화하는 단계”라며 “빠르면 2023년에는 신사업에서도 수주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하는 그린암모니아협의체에 설계조달시공(EPC)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한다”며 “국내 설계조달시공기업 가운데 수소 관련 사업에서도 선두주자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