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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과사업 재편 의지, 이영구 '한 가족'으로 만들까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2-02-16 17: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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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사업을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두 회사의 빙과사업을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빠르게 확산된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이 빙과시장의 규모를 키워주는 만큼 두 회사의 빙과사업 조직을 통합하면 영업활동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과사업 재편 의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5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영구</a> '한 가족'으로 만들까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지주와 롯데그룹 식품군전략실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사업 합병을 포함한 여러 방안과 이와 관련한 법적 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가 서로 나눠서 벌이고 있는 빙과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과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검토하는 차원이라 지주와 헤드쿼터조직이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방안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어 아직 합병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결정된 사항도 없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사업 합병 얘기는 사실 예전부터 시장에서 많이 거론됐다. 하지만 현재 구체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가 2021년 11월 실시된 인사에서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되면서 전격적으로 두 회사의 빙과사업 재편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성장으로 빙과사업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보고 두 회사의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을 세운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제과는 2021년에 빙과사업에서 매출 4109억 원, 영업이익 1077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84.5% 늘었다. 특히 아이스크림 무인판매점 등 판매전문점에서 올린 매출 성장세만 51.5%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빙과사업에서 매출 2147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이 6.2% 늘어난 것이며 아이스크림 판매전문점에서 올린 매출만 보면 47% 증가했다.

롯데푸드는 2021년 4분기에 빙과사업에서 2013년 이후 최대 분기 매출을 내기도 했다. 겨울에는 빙과사업이 좋은 실적을 내기 힘들지만 아이스크림 판매전문점이 많아지면서 호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롯데푸드는 설명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아이스크림 판매전문점 때문에 아이스크림의 가격정찰제가 안착되지 않으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지만 아이스크림 판매전문점이 전체 매출과 아이스크림시장의 규모를 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만 하더라도 전국에 880여 개였으나 2018년 1800여 개로 2배 가까이 늘었고 2021년 말 기준으로는 6695개까지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이 들어서는 지역도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면 이영구 총괄대표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과사업의 합병 카드를 만지작하는 것은 결국 아이스크림 무인 매장의 확대를 계기로 삼아 두 회사의 빙과사업을 효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빙과사업을 합치게 되면 영업 인력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해지고 원재료 공동 구매 등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월드콘과 빠삐코, 설레임 등 롯데 빙과제품의 주요 브랜드가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 빙과사업의 통합으로 영업 효율을 높이면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두 회사의 구성원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충분하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간단히 말해 두 회사의 영업직원이 각각 영업을 뛰지 않고 한 명이 두 회사의 영업을 담당하게 되면 비용 절감 효과가 뚜렷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태껏 롯데그룹이 두 회사의 빙과사업을 합치지 못했던 이유는 두 회사가 롯데그룹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두 가족처럼 경영돼 경쟁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사업군이 겹치면 같은 그룹에 소속된 계열사라도 경쟁기업으로 인식한다. 사업부를 합쳐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뚜렷해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섣불리 통합을 추진한다면 각 계열사의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할 수 있다. 수익원을 뺏긴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각각 30년 넘게 장수 브랜드를 통해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통합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롯데제과의 빙과류 제품은 월드콘과 설레임, 스크류바 등이 있고 롯데푸드는 돼지바와 구구콘, 빠삐코 등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빙과사업을 통합하게 되면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의 빙과사업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제과의 빙과사업 실적이 롯데푸드보다 크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부를 흡수합병하게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가능하다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합병 신고가 접수되면 원칙적으로 시장 분석을 통해 경쟁 제한 여부를 조사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30.4%, 롯데푸드가 16.1%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46.5%로 절반에 가까워진다.

롯데그룹은 이를 고려해 제3의 법인을 세워 두 회사의 영업만 통합하는 방안이나 아이스크림 제품 ‘교품’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품은 각 회사가 생산한 아이스크림 제품을 영업일선에서 교환해 납품하는 것을 말한다. 마트 등 유통채널이 냉동유통이 필요한 제품을 한 번에 받아 보관하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는 각 회사 제품을 판매하려면 냉동고를 각각 대여받아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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