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에 매년 내던 100억 원 규모의 출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21년 12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감원에 관한 출연금 납부를 중단하기로 하고 출연금을 배제한 2022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한국은행은 금감원이 출범한 직후인 1999년부터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일정 규모의 예산을 출연했다. 2006년부터는 출연금 규모가 연 100억 원으로 굳어졌다.
한국은행은 출연 중단 배경을 놓고 “한국은행이 금감원에 출연한 동기는 금감원 설립 초기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는 금융기관의 수익이 증가해 금융기관 분담금만으로 자체 경비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9년에는 한국은행 출연금이 금감원 총예산의 31.2%를 차지했지만 최근 5년 동안 금감원 총예산의 2.7∼2.8%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금감원 측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둘러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갈등이 이번 출연금 중단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지급결제 업무를 맡는 금융결제원을 금융위가 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금융위에 금결원 감독권을 주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한국은행과 금감원 출연금 중단 여부를 놓고 막판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예산권은 금융위가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