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다른 안철수와 회동한 심상정, 제3지대 불씨 살릴 수 있나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6일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제3지대 공조를 위해 만났다.

노선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가 함께한 만큼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심 후보는 이번 행보로 제3지대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까.

심 후보와 안 후보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코로나19 극복방안부터 결선 투표제, 쌍특검, 청년정책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코로나19 환자용 병상과 의료진 확충,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논의했다고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햇다.

배진교 권은희 원내대표는 "최근 일상회복 단계로 넘어갔다 다시 코로나 확산으로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두 후보가 자연스럽게 코로나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두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고발청부 의혹 진실의 규명을 위한 이른바 '쌍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뜻을 같이 했다.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도 함께 하기로 했으며 공적연금 개혁, 기후 위기 대응 등과 관련한 의제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기로 했다.

심 후보는 회동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양당 정치가 우리 시민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는 적폐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민생정치, 미래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여러 정책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치색이 다른 두 후보의 회동이 예고됐을 때부터 정치권에서는 꺼져가던 제3지대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을 지를 두고 시선이 모아졌다. 

역대 대선에서 보기 드물게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라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거대 양당에 큰 위협으로 다가갈 수 있다. 거대 양당의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한 비호감도가 높아 부동층도 두텁게 형성돼 있다.  

심 후보는 안 후보를 시작으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손학규 전 대표까지 힘을 함께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 11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녹색연합, 진보연대, 중도공조 등 3대 정치전략을 추진하겠다"며 녹색당, 진보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등에 연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5일 MBN방송에 출연해 "양당 체제가 지속되다 보니까 '내가 당신보다 더 낫다' 이것 갖고 차악의 선택을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이번 대선만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대가 심 후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대선판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사람의 단일화가 없다면 제3지대의 정책연대를 추진하는 데 그칠 수 있는데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대선판에서 정책연대가 심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설사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두 사람의 색깔이 확연하게 다른 만큼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또 국민 관심을 다시 제3지대로 끌로 온다고 해도 투표일에는 사표방지 심리 때문에 거대 양당 가운데 하나를 찍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선에 양대 정당의 박빙승부가 예상되고 있어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심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이날 안 후보와 회동이 끝난 뒤 "두 후보는 최근 언론보도가 기득권 양당 후보 중심으로 편중된 것을 우려하며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대변되도록 공정한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언론의 관심이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게 집중되면서 심상정 안철수 후보가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게 됐으며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상호협조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바람으로 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