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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이준우 사장 손 떠났다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6-20 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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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 이준우 사장 손 떠났다  
▲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 사장

이준우 팬택대표는 지난 3월 팬택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출자전환으로 팬택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의 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이 최근 팬택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받아야 할 돈 3천억 원을 출자전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은 팬택의 채권자에서 주주로 바뀌게 된다. 업계는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팬택의 부채를 줄인 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지난 2월 팬택의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두 번째 워크아웃이다. 팬택은 2007년 4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18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이 대표는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유치를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워크아웃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팬택은 올 초 1월과 2월에 소폭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로 팬택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다. 내수 비중이 큰 팬택은 1분기 6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채권단은 3천억 원의 출자전환 결정을 하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도 팬택 채권 1800억 원을 출자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애초에 팬택이 이동통신 3사에 빚을 진 것은 휴대폰 보조금이 이유였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는 고객에게 휴대전화를 팔 때 먼저 보조금부터 지급하고 그 일부를 나중에 제조업체에서 보전받는다. 제조사는 이동통신사에서 돈을 빌리지도 않았는데 채무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3사는 산업은행에서 출자전환에 관한 회의를 가졌고 이번 주말까지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현재 팬택채권 1800억 원 중 SK텔레콤이 50%, KT가 30%, LG유플러스가 20%를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해 사라지면 어차피 채권을 회수할 길이 없기 때문에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택이 파산할 경우 SK텔레콤은 9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팬택을 도와줘봤자 돈을 다 회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신규투자가 아닌 출자전환을 제안한 것은 향후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지금 출자전환에 동의해 팬택을 살려도 향후 매각할 때 감자를 거치면 원금회수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채권단은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을 검토해 오는 7월 4일까지 팬택의 회생작업을 지속할지 최종 결정한다. 이동통신사들이 출자전환에 반대한다면 채권단은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사 청산절차를 밟으며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채권단들이 워크아웃을 지속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이미 팬택은 독자생존 가능성이 없다. 채권단들이 팬택을 돕는 이유는 재무구조를 개선해 매각할 목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레노버와 화웨이, 인도 마이크로맥스, 일본 교세라 등이 팬택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팬택의 기술력은 업계 전문가들 모두 인정하지만 삼성과 엘지가 나설만한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다"라며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기업과 중동계 자본이 팬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2001년부터 팬택 연구소에서 일해왔다. 2012년부터 팬택의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일하다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팬택에서 오래 일한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도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2년간 스마트폰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반드시 경영정상화를 실현해 흑자기업의 토대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말을 지킬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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