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노조와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사이 갈등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노조 사이 갈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삼성화재 노사 임금협상도 사실상 중단됐지만 원만한 합의가 쉽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삼성화재 노조에 따르면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위원장은 10월12일 열리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설립신고증 교부 및 노조전환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국정감사에서 오 위원장은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를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발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 노조는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설립총회 결의 당시 공고·소집 절차가 누락되고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점을 문제삼으며 절차적으로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원은 한국노총 산하 삼성화재 노조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와 교섭중지 가처분 소송에서 평사원협의회 노조 설립 과정 중 발생한 절차상 하자를 모두 인정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는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올해 4월 노조로 전환한 조직이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는 삼성그룹의 무노조원칙에 따라 1987년 노조설립 대신 임금·단체 협상 권리를 인정받아 출범했다.
국정감사에서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전환문제가 다뤄지게 되면서 두 노조 사이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노조는 지난해 3월 설립돼 삼성화재와 단체협약 등을 체결했으나 올해 4월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가 설립되면서 과반수 노조 지위를 놓고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7월에는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를 상대로 노동조합 설립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측에서는 이번 국정감사 참고인 명단에 당사자인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관계자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관계자는 "국정감사 참고인 명단에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여러 의원실의 문을 두드리며 국정감사 때 평사원협의회노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 노조와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사이 갈등이 길어지면서 직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시선이 있다.
임금협상이 사실상 중단돼 임금이 동결된 상태인데 노조 사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다면 임금교섭 중단사태가 해결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의 교섭중지 가처분조치 이후 삼성화재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각하되면서 삼성화재의 모든 임금교섭 채널이 막혀 있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가 교섭중지 가처분을 놓고 이의신청을 해 10월18일 심리가 열리지만 재판부에서 가처분조치를 취소하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 설립 무효소송의 본안소송이 마무리되기까지는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가 삼성화재와 삼성화재 노조에 개인별로 연봉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삼성화재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노조는 교섭중지 가처분이 내려진 상황에서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의 개인별 임금협상 요청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위원장은 "평사원협의회 노조의 교섭권이 없는 상황에서 개별협상 등 요구에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삼성화재 노조 나름대로 직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