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국인투자자의 귀환에 힘입어 날아오를 수 있을까?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 개선 등이 동반되지 않으면 상승세가 금방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
|
▲ 코스피 지수가 18일 전날보다 4.13포인트(0.21%) 오른 1992.12로 거래를 마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8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정책을 공조하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반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추가로 이어져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 2768억 원, 코스닥에서 90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0일부터, 코스닥에서 14일부터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중국 인민은행,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에서 통화완화정책을 공조하자 국내 증시로 돌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서동필 흥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가 지난해에 장기간 국내 주식을 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지금도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여력이 충분하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안도랠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4.5% 오른 1배럴당 40.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40달러 이상으로 거래를 끝낸 것은 지난해 12월3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투자자가 매수세를 지속해도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갑작스러운 증시 상승이 정당화되려면 경기지표나 상장기업의 실적개선 등 명분을 쌓아야 한다”며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몰려들면서 발생한 안도랠리의 지속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일본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는데도 엔화강세를 보였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약화가 확대될수록 시장의 유동성도 줄어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4.13포인트(0.21%) 오른 1992.1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처음으로 1990선을 넘어서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자가 341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53포인트(0.51%) 오른 695.0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가 523억 원, 기관투자자가 33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투자자가 상승세를 떠받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