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가 건강기능성식품에서 항암치료제로 사업분야를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현재 유산균을 이용한 항암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이미 상용화된 대장암 치료제인 머크(독일)의 엘비툭스, 로슈(스위스)의 아바스틴과 엘록사틴과 비교해 복용 편의성 등에서 경쟁력이 앞설 것으로 바라본다.
 
쎌바이오텍 대장암 신약 임상 채비, 정명준 유산균 이용한 경쟁력 자신

▲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


7일 쎌바이오텍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안으로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PP-P8’의 임상1상 시험을 승인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임상1상을 진행하고 2023년에는 임상2상에 진입한 뒤 향후 장내 유산균을 이용한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쎌바이오텍은 2019년 7월 경기도 김포에 100억 원을 투자해 우수 의약품 제조기준(GMP)을 충족한 생산시설인 4공장을 지어 임상 시험에 사용할 PP-P8을 공급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우선은 항암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위한 시설로 이용되겠지만 규모가 큰 만큼 나중에는 생산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쎌바이오텍이 임상1상 시험에 진입할 기술력을 이미 확보했고 평균 50억 원에 이르는 임상1상 시험 비용의 조달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쎌바이오텍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65억 원, 영업이익 58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보다 매출은 2%, 영업이익은 12.6% 늘어나는 것이다. 

정 대표는 PP-P8을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다른 암종으로 치료영역을 넓히기 위한 추가 연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을 세워뒀다.

쎌바이오텍은 1995년 설립해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유산균제품 제조 및 연구개발(R&D)기업이다.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건강기능성식품, 화장품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고 신사업으로 유산균을 이용한 항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이 발굴한 PP-P8은 김치 유산균인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CBT SL4)’균과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에서 유래한 P8이라는 항암 단백질을 분비하게 만드는 유전자 재조합 항암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쎌바이오텍은 PP-P8을 복용하면 환자의 대장에서 항암 단백질인 P8이 연속적으로 발현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구(먹는)제로 개발하고 있어 복용 편의성이 높고 치료 부작용이 낮으며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쎌바이오텍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현재 시장에 나온 대장암 치료제가 가진 부작용과 내성, 비싼 비용, 정맥에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 등의 문제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쎌바이오텍은 쥐와 영장류를 이용한 PP-P8의 전임상(동물시험) 시험에서 독성과 부작용에 관한 안전성을 확인했고 대장암 세포가 사멸하거나 증식이 억제되는 것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은 결장 또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대부분 점막에서 발생하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종양이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종양이 생기면 직장암으로 불린다. 

대장암은 2018년 기준 국내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며 국내 대장암 치료제시장은 2천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세계 대장암 치료제시장 규모가 2018년 64억4400만 달러(약 7조5천억 원)에서 2028년 81억4700만 달러(약 9조4천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쎌바이오텍의 사업영역을 프로바이오틱스와 항균물질, 신약 개발 등으로 확대해 프로바이오틱스 기반 세계적 생명공학기업으로 만들겠다”며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쎌바이오텍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980년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서울대학교 미생물학 석사학위를, 1992년 덴마크왕립공대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부회장,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쎌바이오텍의 주식 173만8373주(지분율 18.4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