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1-08-25 15: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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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 유지에 강한 목소리를 낼까?
주 위원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비둘기파의 대표로 여겨진다. 매파로 꼽혀왔던 고승범 전 위원이 떠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도 만만찮아 주 위원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시선이 모인다.
▲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5월 역대 최저인 0.50%로 낮아진 이후 15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누적으로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금리인상 의지를 표현해온 반면 코로나19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회의부터 통화정책 완화기조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8월 인상론이 힘을 받았다.
하지만 8월 들어 신규 확진자 숫자가 2천 명을 넘나들고 거리두기 단계가 연장되면서 8월 동결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현재 금융통화위원은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원래 정수는 7명이지만 고승범 전 위원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공석이 발생했다.
기준금리 결정은 다수결로 결정된다. 한국은행 총재·부총재는 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 대체로 중립적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나머지 4명 중 1~2명이 주장을 강하게 펴면 회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고승범 전 위원은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7월 회의 때 유일하게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고 전 위원이 빠진 만큼 통화긴축보다 통화완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수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승범 위원이 사퇴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고 위원을 제외하면 매파 성향 위원은 최대 2명으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1명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고 전 위원의 대척점에 서 있는 비둘기파 성향의 주상영 위원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주 위원이 8월 회의에서 금리동결을 주장하고 한 명 이상의 위원이 동조하면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꾸준히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을 주장해 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6월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하면서 향후 정책운영 방향 부분에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 앞에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때 주상영 위원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논의하기 이른 시점”이라며 “당분간이라는 문구는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반대 소수의견을 냈다.
주 위원은 7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때도 확고한 금리동결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의 부정적 영향이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어 기준금리 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논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뤄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계부채 안정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금융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인내심을 지니고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은 금융통화위원회에 몸담기 전부터 코로나19 상황에 적극적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금융통화위원 선임 직전인 2020년 4월 한겨레 칼럼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여력 측면에서 한국이 놓인 상황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낫다”며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면 경기회복을 바라는 글로벌 투자자들마저 비웃을 것이다"고 말했다.
주 위원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추천으로 금융통화위원에 선임됐다. 이전에는 대외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세종대·건국대 교수 등을 거쳐 2018년부터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경제학자로서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제자그룹인 ‘학현학파’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학현은 변 명예교수의 아호로 주 위원은 2014년 변 명예교수의 업적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학현학술상을 수상했다.
성장을 중시하는 서강학파와 분배를 중시하는 학현학파는 국내 경제학계의 양대축이다. 학현학파는 특히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주 위원 외에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 장지상 전 산업연구원장, 이제민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강신욱 전 통계청장, 원승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학현학파로 분류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