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회장 이해욱, 개인회사 부당지원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억 받아

▲ 개인 소유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소유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7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DL그룹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는 각각 벌금 5천만 원과 3천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피고인과 DL그룹,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된 과징금을 모두 이행했고 피고인이 APD(이 회장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부터 배당금 등 현실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호텔 브랜드 ‘글래드’의 상표권을 APD에 넘겨주고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오리관광에 브랜드 사용권 등의 명목으로 APD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해 이익을 본 혐의도 있다.

이 회장 측은 “APD가 글래드 브랜드사업을 한 것은 사업상의 결정이었을 뿐이고 오라관광의 브랜드 수수료도 정당한 거래에 해당한다며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림산업(현 DL)이 APD에 글래드 브랜드를 취득하고 사용하게 해 이익을 얻게 한 점이 인정된다”며 “APD와 오라관광 사이의 거래도 정상적 거래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하게 성립됐다”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