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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수, 한국거래소 우물 안에서 벗어나게 할까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03-03 17: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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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수, 한국거래소 우물 안에서 벗어나게 할까  
▲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KRX)가 3일로 개장 60주년을 맞았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개장 당시와 비교해 60년간 ‘덩치’는 급격히 커졌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강점으로 내세울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 풀어야 할 현안도 많아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3월3일 대한증권거래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출범 당시 상장사는 조흥은행 등 12개에 불과했다. 현재는 60년 전과 비교해 160배가 넘는 1927개의 기업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시가총액도 출범 당시 150억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1400조원대로 9만배 이상 불어났다.

최경수 이사장은 거래소 출범 60주년을 맞아 ‘글로벌 7위 도약’이라는 비전을 내놓았다. 시총 규모가 비슷한 호주거래소를 비롯해 홍콩과 싱가포르거래소 등을 모델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증시와 비교해 한국거래소의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거래소가 주식과 채권 등을 거래하는 단순 중개시장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 한정된 사업영역과 매매수수료 중심의 수익원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의 수익성은 해외 주요거래소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순이익률은 23%로 싱가포르거래소(46%), 홍콩거래소(52%)에 크게 못 미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5%로 싱가포르(35%)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에 갇힌 채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오명에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거래소의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공개를 완료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전제조건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자동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거래소들이 2000년대 중반까지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고 해외로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홍콩거래소는 2000년 기업공개를 한 뒤 2012년 런던금속거래소를 인수한 데 이어 중국과 교차거래를 통해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 거래소인 CME그룹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뉴욕상업거래소(NYMEX), 뉴욕상품거래소(COMEX)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로 올라섰다.

최 이사장은 “해외거래소에 비해 구조개편이 10년 이상 뒤처진 상황에서 더 늦춰질 경우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신사업 발굴 등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고 자회사의 인수합병 추진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자본시장 인프라의 선진화를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휘말려 폐기된다면 결국 금융투자업계뿐 아니라 국내 시장 참여자 모두에 막대한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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