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석, 비비고 만두 이을 세계적 K-푸드 만들어 낼까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비비고 만두를 이을 세계적 흥행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 공략에서 특히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앞세우고 있다. 만두, 김치, 국·탕·찌개, 한식반찬, 장, 밥, 김, 죽, 면 등 모두 9개 카테고리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만두를 빼고는 각 카테고리에서 이렇다 할 흥행제품을 두고 있지 않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 비비고 만두로만 연간 매출 1조 원가량을 냈다. 2020년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8조9687억 원이었는데 9분의 1가량의 비비고 만두로만 올린 셈이다. 

최 대표는 식품사업부분에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려면 비비고 만두의 흥행을 이어갈 신제품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2021년 3월 열린 CJ제일제당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역량을 모으겠다”며 “미국에서는 신선식품 채널을 확대하고 ‘넥스트 만두’ 제품을 발굴해 사업화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는 후보를 물색하는 단계로 파악되는데 특히 해외시장에서 비비고 브랜드 신제품의 반응을 살핀 뒤 ‘차세대 K-푸드’ 후보를 낙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해야지만 ‘차세대 K-푸드’를 비비고 만두를 잇는 세계적 흥행제품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 대표가 ‘월드베스트 CJ’를 이룰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리고 CJ제일제당 대표로 발탁한 것으로 식품업계는 바라본다. 최 대표는 지주회사 CJ에 있을 때 그룹의 재무 총괄을 맡아 임무 수행을 제대로 해내면서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한다.

월드베스트 CJ는 CJ그룹이 2030년까지 3개 사업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이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이끌기 위해서도 비비고 만두를 이을 흥행제품이 꼭 필요하다. 비비고 만두의 사례에 비춰볼 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제품 가짓수와 관계없이 실적에 충분한 보탬이 될 수 있다. 

◆ 최은석, CJ제일제당 미래 먹거리로 화이트바이오도 키운다

최은석 대표는 화이트바이오사업에서 CJ제일제당의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부문은 이미 실적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화이트바이오까지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화이트바이오사업은 무엇보다 CJ제일제당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그린바이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미국 다니머, 일본 카네카가 이 분야 선두기업으로 꼽히는데 CJ제일제당도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화이트바이오는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 또는 바이오연료 등의 물질을 생산하는 산업을, 그린바이오는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식품첨가물 등을 만드는 산업을 말한다. 

특히 생분해 플라스틱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0년 6200만 달러(약 700억 원)에서 2025년 9억800만 달러(1조174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말부터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 생산을 시작한다.

최 대표는 화이트바이오사업을 그린바이오사업과 함께 바이오부문의 핵심축으로 키우기 위해 화이트바이오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화이트바이오부문을 사내 독립조직(CIC)으로 개편하고 이승진 전 롯데BP화학 대표를 사내 독립조직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2021년 6월에는 HDC현대EP와 바이오플라스틱 대량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화이트바이오사업은 전망도 밝다. 

유럽, 북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건강, 안전, 친환경 등이 소비에서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화이트바이오시장 규모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최은석 인수합병에 밝아, 제약바이오사업 다시 뛰어들까 

“글로벌 대형 신제품 개발, 전략적 인수합병(M&A), 미래 신사업 육성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가 2021년 3월 CJ제일제당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최 대표가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제약바이오사업에 다시 뛰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사업은 삼성그룹,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집단에서 성과를 내는 등 성장성이 부각되는 분야로 대기업집단이 제약바이오사업에서 빠르게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점에 비춰볼 때 최은석 대표도 제약바이오분야를 염두에 두고 인수합병 얘기를 꺼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CJ그룹에서 대표적 인수합병 전문가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의 CJ헬스케어 매각이나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인수에도 그의 손길이 깃든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뒤에도 제약바이오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벤처 고바이오랩에 40억 원을 투자했고 2021년 1월에는 바이오벤처 천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의 미생물을 말하는데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사이 연관성 등을 분석하면 신약 개발이나 불치병 치료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어 많은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2월 레드바이오(의료, 제약) 경력사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는 등 제약바이오분야의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연구개발(R&D) 제약 품질관리(QA), 독성연구, 약리연구, 제약 생산관리, 제약 사업개발, 제약 임상개발 등의 분야에서 연구원을 모집했는데 이런 분야는 그린바이오나 화이트바이오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J제일제당의 제약바이오산업 재진출은 법적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매각할 때는 일정 기간 동종업계 진출을 금지하는 조항을 계약에 넣는데 통상적으로 3년을 설정한다.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한 시기는 2018년 2월로 3년이 지났다.

◆ CJ제일제당 주가 너무 무겁다 

CJ제일제당 주가는 2021년 들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40만 원대를 유지하며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가는 1월25일 47만1천 원까지 올랐다가 4월30일 39만5500원까지 떨어졌는데 실적 개선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곧바로 40만 원대로 올라섰다. 6월1일 48만5500원까지 올랐으며 최근에는 44만~45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실적 개선을 향한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주가는 특히 1월5일과 5월7일 두 번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이때는 2020년 실적발표와 2021년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 CJ대한통운 실적을 포함하지 않고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었다. 

2021년 1분기에는 분기별 기준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앞으로도 CJ제일제당 주가는 실적 개선 정도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CJ제일제당이 2021년에도 국내와 해외에서 가공식품부문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제 아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최은석은 CJ그룹 전략가이자 재무 전문가

최은석 대표는 2004년 CJ그룹에 합류했다.

이재현 회장이 2017년 경영에 4년 만에 복귀한 뒤 사업을 재편하고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핵심 경영진으로 떠올랐다.

최 대표는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CJ대한통운에서 지주회사 CJ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총괄을 맡았다. 경영전략총괄은 기획팀, 경영전략팀, 인수합병팀, 재경1팀, 재경2팀 등을 직속으로 총괄한다.

그 뒤 2018년 임원인사로 CJ 총괄부사장 대열에 합류하면서 김홍기 CJ 총괄부사장, 강호성 CJ법무실장 부사장 등과 함께 CJ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2018년 3월 지주회사 CJ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2021년 3월 내려옴) 2018년 7월 새롭게 출범하는 CJENM 사내이사에 선임되기도 했다. CJ 사내이사에서는 2021년 3월, CJENM 사내이사에서는 2019년 3월 각각 내려왔다.
 
2021년 7월 현재는 CJ제일제당 사내이사만 맡고 있다.

최 대표는 대표에 오르기 전 2020년 3월 CJ제일제당 사내이사에 올랐다.

최 대표는 지주회사 CJ에 있을 때 그룹의 재무, 전략 수립부문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CJ대한통운,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면서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