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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의 노트북사업 전략 왜 바꾸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2-28 09: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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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의 노트북사업 전략 왜 바꾸나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투인원 노트북 신제품 '갤럭시탭프로S'.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노트북사업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투인원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 노트북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고성능의 윈도 태블릿 신제품으로 전략수정에 나선 것이다.

세계 노트북시장이 침체상태지만 업무 활용성을 높인 기업용 모바일기기의 수요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사장은 윈도 태블릿PC 출시를 계기로 삼성전자 모바일기기의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갤럭시탭프로S, 전략변화 신호탄인가

28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내놓은 윈도 태블릿PC 신제품 '갤럭시탭프로S'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130만 원의 초고가에 내놓았다. 그동안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탭S2' 등을 70만 원 정도에 내놓은 데 비하면 가격이 크게 뛴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태블릿PC의 경우 주력제품에도 성능이 다소 낮은 부품을 적용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갤럭시탭S2는 중저가 AP(모바일프로세서)인 '엑시노스5' 시리즈를 탑재했다.

하지만 갤럭시탭프로S는 인텔의 최신 6세대 프로세서와 12인치 풀HD급 올레드 디스플레이 등 고성능 부품을 탑재하고 있다. 두께는 6.3밀리미터, 무게는 696그램으로 휴대성을 높였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탭프로S의 개발에 윈도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직접 협력해 업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며 "업무용 사용자들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이 이처럼 태블릿의 출시전략을 바꾼 것은 점차 투인원 형태의 제품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세계 노트북시장에서 차별화한 제품경쟁력을 갖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기기의 성장이 노트북 수요를 빠르게 잠식하며 콘텐츠 이용과 업무 활용의 장점을 모두 갖춘 투인원 형태 제품이 점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투인원 제품은 일반적 상황에서 태블릿PC다. 업무 활용 때 전용 키보드를 끼워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애플은 "노트북PC가 필요없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12인치 대화면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를 내놓았다. 중국 화웨이도 '메이트북' 출시로 프리미엄 투인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고 사장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업무 활용성과 휴대성을 모두 높인 갤럭시탭S프로를 출시해 삼성전자가 노트북시장과 태블릿시장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의 노트북사업 전략 왜 바꾸나  
▲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인원 태블릿 '서피스 프로4'.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노트북시장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7위권에 머물러 있다. 점유율은 2.4%로 미미하다.

세계 노트북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레노버, 대만의 에이수스와 에이서, 미국의 HP와 델, 애플 등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세계 태블릿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고가의 애플 아이패드에 밀려 16.2%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중저가제품이 대부분이라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세계 태블릿과 노트북시장의 중심은 투인원 형태의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PC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DC는 투인원 형태 제품 개발에 일찍 나선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이런 시장변화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성능과 디자인에 장점을 갖춘 갤럭시탭프로S 출시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에 늦게나마 뛰어든 효과로 충분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업무용 모바일기기 시장 급성장 전망

세계 전자업체들이 이처럼 투인원 제품 개발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재편되는 것 외에도 업무용시장에서 활용도를 높인 모바일기기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TOC에 따르면 세계 기업용 모바일기기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27.6%씩 성장하며 3601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IT인프라의 유지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업무용 모바일기기 도입을 늘리고 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점차 발전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시스코와 IBM 등 세계 IT기업들은 기업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와 모바일 솔루션 등을 기업에 제공하며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TOC는 "애플과 삼성전자, 델 등의 전자업체들은 IT기기 수요둔화에 맞서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모바일기기와 업무용 PC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시장상황과도 맥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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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의 스마트폰 '엘리트X3'과 전용 액세서리 '모바일 익스텐더'.
미국 HP가 최근 MWC2016에서 선보인 윈도 스마트폰 '엘리트X3'는 IT기기 간 경계가 붕괴되는 시장변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엘리트X3은 평소에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다 전용 모듈을 장착하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한 대의 기기만으로 직원들이 업무용 스마트폰과 생산도구를 모두 갖출 수 있게 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HP는 "엘리트X3은 모바일 업무분야에서 새 지평을 열 것"이라며 "기업 전용 솔루션과 앱, 화상회의 시스템 등으로 기업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런 추세에 발맞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작업을 실시간으로 연동할 수 있는 '사이드싱크' 기능을 장착했다. 또 갤럭시탭프로S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면 두 기기를 자동으로 연동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기업시장에서 기기 보급을 확대하는 것은 이처럼 생태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내 스마트폰 등 기존제품의 판매량도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프로S로 노트북시장을 겨냥하면서도 스마트폰에 사용하던 갤럭시 브랜드를 유지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신제품 개발에 '연결'을 중심에 두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끊김없이 연동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중심을 뒀다"며 "PC와 완벽히 똑같은 수준의 생산성도 갖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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