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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캐피탈 매각 이번에는 성공할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2-26 15: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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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산은캐피탈 매각 이번에는 성공할까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은캐피탈 재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산은캐피탈은 최근 2년 연속으로 순이익 1천억 원을 넘긴 ‘알짜’ 회사다. 그러나 캐피탈업계 전반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수후보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아 지난해 매각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이번에도 산은캐피탈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자회사로 존속될 가능성도 있다.

KDB산업은행은 26일 금융자회사 매각 추진위원회를 열어 산은캐피탈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대상은 산업은행에서 보유한 산은캐피탈 지분 99.92%다. 산업은행은 24일 발표한 금융자회사 매각방안에서 산은캐피탈 지분의 장부가격으로 5973억 원을 제시했다.

투자금융(IB)업계에서 산은캐피탈의 매각가격으로 6천억 원대가 점쳐진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 내부에서 정해둔 적정 가격선은 없지만 장부가격보다는 높은 매각가격을 매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비교적 견실한 실적을 내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9월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1043억 원을 냈다. 2014년에 순이익 1056억 원을 낸 점을 감안하면 전년도 순이익을 사실상 넘어섰다.

그러나 캐피탈업계가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어 산은캐피탈 매각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캐피탈회사들은 전체 영업수익의 50% 이상을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내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앞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탈회사들은 신용대출시장에서도 경쟁자를 마주하고 있다. 법정 최고 대출금리가 27.9%로 내려가자 대부회사와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 4~7등급의 고객들을 잡는 데 나서고 있다. 게다가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해야 한다.

산은캐피탈이 기업금융에 주력하면서 부실대출 비중이 커진 점도 매각작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고정이하여신(NPL) 789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64.2% 증가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11월 산은캐피탈 매각에 실패했는데 이런 약점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은 당시 산은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방식으로 공공기관 자산을 팔려면 입찰에 최소 2곳의 후보가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예비입찰에 SK증권-YJA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만 참여해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은 산업은행과 연계한 기업금융 업무에서 상당한 수익을 냈지만 주인이 바뀌면 이런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 때문에 캐피탈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기대와 달리 산은캐피탈의 매각가격을 4천억 원대로 낮게 본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 매각이 이번에서 실패할 경우 이동걸 회장이 매각 추진을 철회할 수도 있다. 산은캐피탈을 자회사로 두고 선박금융 등 정책금융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을 수행할 목적으로 KDB인프라자산운용을 자회사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8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캐피탈은 여신전문회사로서 업무 영역이 매우 넓어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은행과 시너지가 상당한 만큼 2차 매각 결과를 보고 산은캐피탈의 처리방향을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캐피탈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3월24일까지 예비입찰서와 부속서류를 받는다. 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안에 산은캐피탈 매각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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