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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이 선거 직후 안전경영 강조한 까닭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6-09 14: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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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했던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이 박원순 시장의 연임으로 사실상 물건너 가고 있다. 박 시장은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시민의 안전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신동빈이 선거 직후 안전경영 강조한 까닭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도 계열사 대표들에게 안전경영을 강조하는 서신을 보내는 등 박 시장과 코드를 맞추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재선이 확정돼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9일  “서울시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제2롯데월드 주변동 조기개장 허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곧바로 서울시 승인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는 롯데그룹도 섣불리 사용 승인신청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시장은 지난 5월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직접 점검하기도 하는 등 그동안 조기개장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당시 박 시장은 “롯데의 사용 승인신청이 들어오면 소방 및 건축법 준수 등 모든 측면에서 엄격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그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시공사인 롯데건설을 대상으로 한 1차 점검에서 수백 건의 안전 위협사례가 적발됐다. 서울시는 조만간 제2롯데월드 최종점검 결과를 내놓는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신 회장은 지방선거 직후인 6일 계열사 대표이사 50여 명에게 직접 A4용지 3장 분량의 서신을 보내 '안전경영'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서신에서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그룹의 역량이 총동원된 대표사업인 만큼 시공과정은 물론 완공 후에도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건축물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 계열사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안전관리 상태를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그룹의 안전관리 실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안전을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안전경영 문화를 정착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안전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가 직접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그는 “비상 상황 발생시 안전관리 부서가 능동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컨트롤 타워 역할도 해야 한다”며 “모든 계열사에서 안전관리의 최고책임자는 바로 대표이사 여러분임을 명심해 달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서울시에 아직 조기개장을 위한 승인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승인신청을 하더라도 1개월 가량 걸리는 승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당초 5월을 목표로 했던 조기개장을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신동빈이 선거 직후 안전경영 강조한 까닭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5월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살펴보고 있다.
신 회장이 ‘안전경영’을 전파하는 이유도 제2롯데월드 주변동의 개장신청을 앞둔 상황을 의식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제2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완공이 목표지만 주변동은 공사가 공정률 1%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주변동에 해외 명품브랜드 등 업체들의 입점까지 완료된 상태다. 일부 의류점은 상품물량을 미리 발주했고, 해외명품점도 개장시점에 맞춰 인테리어공사를 하고 있다.

입점을 대기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이 일찍 열리지 않는다면 입점예정 회사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해외명품 브랜드의 경우 손해배상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서 제2롯데월드의 조기개장이 언제쯤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제2롯데월드 안전사고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지난해부터 4차례에 거쳐 크고 작은 화재와 사고로 사망자도 나왔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사회 전반에 안전이 중요시되면서 롯데그룹은 상황이 더욱 꼬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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