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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은행, 왜 벌써부터 인터넷은행 견제하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2-21 14: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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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은행들이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일반은행은 인터넷은행의 주요 사업영역으로 꼽히는 중금리 신용대출과 온라인 자산관리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은행의 영업영역을 장기적으로 잠식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 너도 나도 뛰어드는 중금리 신용대출

일반은행들은 최근 중금리의 신용대출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모두 연 6~10% 금리대의 개인신용대출을 주력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일반은행, 왜 벌써부터 인터넷은행 견제하나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핀테크회사와 손잡고 중금리 대출에 쓰일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 ‘써니뱅크’를 통해 연 4.96~8.26% 금리의 신용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신용대출상품 판매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도 모바일뱅킹 앱인 ‘아이원뱅크’를 통해 직장인 대상의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대출상품 취급액은 지난해 8월 출시된 이래 약 300억 원을 돌파했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도 “비대면 영업채널을 통한 상품판매를 전체 영업점의 40% 수준까지 키워야 한다”며 “아이원뱅크를 활용해 성공경험을 쌓는 한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반은행들은 특히 개인대개인(P2P) 대출중개와 중금리 신용대출을 연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P2P대출 중개는 인터넷은행에서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전북은행은 P2P대출회사 피플펀드와 연계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피플펀드에 대출을 신청한 사람이 전북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대신 피플펀드에서 투자금을 전북은행에 담보형태의 예금으로 맡기는 형식이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P2P대출 중개회사들을 적극 지원하면서 대출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기업투자자의 자금을 대출 신청자에게 빌려주는 B2P(기업대개인)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P2P대출 중개시장이 중금리의 신용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신용등급 5~8등급의 고객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이 정식으로 출범할 점을 감안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 로보 어드바이저도 격전지 예상

일반은행들이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점도 인터넷은행의 출범에 대비하는 에 대비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4시간 자산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주요사업으로 발표했다. 양쪽 모두 이 서비스에 로보 어드바이저를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이 입력한 투자정보를 토대로 프로그램에서 맞춤형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서비스다.

  일반은행, 왜 벌써부터 인터넷은행 견제하나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로보 어드바이저는 그동안 증권회사들이 도입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제 일반은행들도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신탁상품을 출시했다.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도 올해 상반기 로보 어드바이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건비를 들이지 않아 프라이빗뱅커(PB)보다 적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자산관리에 필요한 기초 자본도 5천만 원대로 낮아진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높은 접근성을 앞세워 대중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과 로보 어드바이저를 연동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의 누적 가입자 3800만 명이 잠재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자가 되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는 신용거래를 할 때 알림을 보내는 등 통신사의 장점을 활용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온라인상에서 시중은행보다 앞서는 접근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온라인 자산관리 분야에서 기존 은행과 증권사에 맞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일반은행이 인터넷은행 경계하는 이유는

일반은행 최고경영자들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은행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올해 들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 중국은 처한 상황이 달라 알리바바처럼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며 “기존 은행도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인터넷은행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대부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핀테크기업이 금융시장에 진입해 경쟁의 양상도 달라질 것”이라며 “디지털시대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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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1년 동안 인터넷은행에 대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인터넷은행이 단순한 예금과 대출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P2P대출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해 기존은행을 위협할 만큼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금리 신용대출과 온라인 자산관리 등을 수익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두 수익모델 모두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발표한 간편송금이나 온오프라인 연계영업 등도 금융권 내부에서 상당한 반향을 얻고 있다.

직장인 전용 SNS인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가 지난해 금융업계 종사자 3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1.9%가 인터넷은행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들은 카카오뱅크에서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송금과 카카오 금융봇 서비스 등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케이뱅크에서 편의점과 공중전화 등을 이용해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계하기로 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외 투자금융(IB)회사들도 국내 인터넷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인터넷은행은 고정비용을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갖췄으며 시공간적 제약도 극복했다”며 “대출 사각지대였던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에서 수익을 만들어내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 연계해 자산운용업까지 장기적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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