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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한온시스템 인수전 불참, 정몽원 만도 미래차기술에 집중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1-06-22 14: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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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한온시스템 인수를 뒤로 하고 미래차 기술을 앞세운 성장에 집중한다.

정 회장은 직접 대표이사를 맡은 핵심 계열사 만도를 전기차 부품사업과 자율주행사업으로 회사를 나눠 전문성을 강화해 ‘미래차시대’에 승부를 건다.
 
한라그룹 한온시스템 인수전 불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5394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원</a> 만도 미래차기술에 집중
▲ 만도 로고.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에버코어가 진행하는 한온시스템(옛 한라공조) 매각 예비입찰에 외국 사모펀드와 자동차부품기업 등 4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온시스템의 옛 주인인 한라그룹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그룹은 그동안 한온시스템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한라공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과거 보인 적이 있지만 한온시스템의 기업가치가 7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만큼 무리하지 않는 쪽을 일찌감치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인 한라홀딩스가 올해 5월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한라그룹은 2020년 12월31일 기준으로 그룹 전체 유동자산 규모는 2조4053억 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259억 원가량에 그친다.

한라그룹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으로 계열사가 대거 팔려나가며 공중분해됐으나 정 회장은 2008년 주력 계열사 만도를 되찾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 회장은 미래차시대를 앞두고 기술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만도는 최근 이사회에서 자율주행사업부문과 모빌리티사업부문 가운데 일부를 합쳐 물적분할의 방식으로 신설법인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가칭)’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만도는 존속법인에서 섀시 전동화사업을 중심으로 ‘전기차 솔루션’사업을 키우고 신설법인에선 ‘자율주행’을 두 축으로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섀시 전동화사업의 대표 제품으로는 만도가 2021년 CES 혁신상을 받은 Sbw(스티어 바이 와이어)와 전자식 브레이크 등이 꼽힌다. Sbw는 자유장착형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으로 핸들을 돌리는 등의 기계적 움직임을 전자신호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만도는 2025년까지 매출 9조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만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5635억 원을 거뒀다. 앞으로 4년 동안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관련 부품사업을 통해 덩치를 2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 아래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의 지분 100%를 밀어주면서 자율주행사업을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만도와 독일 헬라가 2008년 10월 합작법인 형태로 세운 회사로 만도가 올해 3월 완전히 인수한 기업이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자동차 전자 제어장치를 설계해 생산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자율주행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신설법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보유한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시작으로 사업영역을 미국과 유럽 등으로 더욱 확대할 수 있다.

글로벌 연구개발(R&D) 통합조직인 ‘소프트웨어캠퍼스’를 출범해 자율주행사업 핵심역량인 연구개발에도 힘을 실어줬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한라그룹의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직접 맡아 미래사업을 위한 인재영입도 진두지휘하면서 만도 조직을 한 차례 정비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계획대로 만도가 자율주행 신설법인 설립을 통해 자율주행사업이 궤도에 오른다면 만도는 수년 안에 한온시스템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정 회장의 자율주행 강화 행보를 놓고 기업가치 확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준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순수 자율주행차업체에 부여하고 있는 멀티플(기업의 미래가치와 관련해 투자자가 부여하는 가중치)이 높다”며 “만도가 신설법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세워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높은 멀티플을 받게되면 이를 상쇄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매출규모에서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사업에서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수년 안에 한온시스템을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8728억 원으로 만도보다 1조 원 이상 많지만 만도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의 미래차 두 축인 섀시 전동화와 자율주행분야에 더욱 집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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